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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사살 관련.
게시물ID : freeboard_7148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eworfenheit
추천 : 1
조회수 : 126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9/18 20:24:22
임진강 건너 월북하려는 사람을 사살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국내의 중론은 '당연히 쏴죽여야지, '잘했다'였습니다. 
오늘의 유머도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약간의 이의를 제기했었지만 '빨갱이'소리까지 들었습니다.
하지만 사살을 정당화하기에는
법률적 근거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합니다.   

국제규약 제12조의 이주/출국의 자유,
'군인복무규율(대통령령) 제 34조의 2항'의 '야간'이라는 조건 (사건은 낮2시 경에 발생), 
구동독의 유사사례에 대한 형사처벌을 보면
되려 이 '사살'이 쉽게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살이 당연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법률적 근거는 간단히 무시되는 것으로 보입다. 
법률적 근거에 대한 교육이 일반 사병들에게 잘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도
논점이탈로 치부해 버립니다.
그러한 사고의 밑바닥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사고가 있습니다. 
우리는 '휴전'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국제법이든, 국내법이든 어떠한 법률보다 강력한 냉전논리, 
결국 그것이 가장 밑바탕에 깔려있다.

휴전협정, 혹은 정전협정 영어로는 armistice, 
휴전이라고 번역하면 잠깐 쉬고 또 재개될 것 같으니까 더 현실감 있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2013년은 정전협정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세계사에서 이렇게 오래된 '정전'은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누구나 인정할 수 있을 겁니다. 
현재 한반도의 분단이 단순히 '정전협정' 때문에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휴전'이라는 단어가 이렇게도 위력을 갖는 것은 
국민 대부분이 현재를 실질적으로 평화 상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수는 "그래서 우리가 평화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나?" 라고 질문하기 보다는 
그냥 손쉽게 냉전논리에 도취돼서 '적을 미워하고 무기를 많이 사면 됨' 정도의 수준에서 사고를 그칩니다.

저는 궁극적인 평화는 통일이 오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인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우선 그것에 걸맞은 국제관계가 형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기에는 북·미, 북·일 관계의 정상화는 물론이요 나아가 중·미 간의 관계발전도 요구됩니다. 
결국 남·북 간의 관계 정상화는 새로운 세계 질서를 구축하는 쐐기돌과 같은 사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여기에 한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비근한 예로 남북경협이 확대 발전한다면 
해양과 대륙의 접목이 가능해지면서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진흥의 목표와의 교집합을 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교집합은 다시 한반도의 통일에 도움을 주는 선순환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한국 국내의 의식개선이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절절한 인류애나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섬세한 감각까지는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냉전논리에 매몰되거나 이념 싸움에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는 
그래서 '적을 미워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라고 생각하는 
의식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좀 더 내다보는 거시적인 철학을 갖고 한반도의 명운을 함께 생각하면 
뭔가 달라져도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미·중 데탕트의 문을 연 사람은 미국 공화당의 닉슨 행정부였습니다. 
소련과의 냉전을 종식시킨 당사자도 공화당의 레이건과 부시였습니다. 
역설적이지만 
한국도 보수 정권이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외에 저항을 덜 받으면서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하지만 현 정부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해 보입니다.
오히려 냉전논리와 지역차별논리에 기대어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에 다수의 국민이 같은 수준의 틀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무슨 희망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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