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종로 지날때 주진우 기자님도 보고. 묘한 표정으로 인도쪽에서 도로위의 시민들을 바라보고 계시더라구요. ...무표정같으면서도 많은 감정이 드러나는것도 같고.. 아는체 해보려다 말았어요.
금속노조나 민노총쪽에 섞여있다가 너무 전투적인 느낌이라서 중간에 국정화 반대 깃발있는 일반인쪽으로 갔는데 다들 도란도란 시사관련 이야기를하시며 걷더군요. 바로 앞쪽에 세월호 깃발이 있어서 그쪽으로도 같이 이동했는데... 마이크 잡으신분이(아마도 실종자 가족이신듯) 아직 돌아오지못한 9분의 이름을 부르시면서 흐느끼셔서 같이 울었네요. 그분들이 나와는 하등 다를것 없는 평범한 모습이라 새삼 가슴이 저렸습니다. 이런 평범한 국민들이 비극속의 투사가 되어야하는 현실이...괴로웠습니다.
인도쪽에서 행진 대열을 보면서 먹고 살만하니 나와서 이지랄이라느니 사고나서 죽은 걸 뭘 어쩌라느니하는 노인들이 있었는데.. 건장한 남성분들이 그쪽으로 몇분 가시니까 입을 닫더군요. 세월호쪽에는 상대적으로 여성시민들이 많았는데..나름 만만해 보였나봐요. 한심했습니다.
외국인도 많이 보였는데..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으시더라구요. 페북이든 트위터든 많이 올려주시길 바랐습니다. 아이들 데리고 나오신 가족분들도 많았어요. 아가들 가면쓰고 행진하는데 귀엽고 미안하고..그랬습니다.
걸으면서 바닥에 뿌려진 전단지를 주우며 갔습니다. 또 집회하는 시민들이 쓰레기 버리고 행진하다고 언론에 꼬투리 잡힐까봐 다들 악착같이 주우면서 이동했어요. 읽으라고 뿌리는거긴한데.... 참..
생각보다 춥지는 않았던거 같아요. 정말 많은분들이 오셨어요. 거리의 시민분들도 박수쳐주시고 큰 충돌도 없었고...평화적이었어요.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머리수 채우려고 갔던건데....많은걸 느끼고 돌아왔어요. 다음엔 더 많은분들이 함께하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