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왜. 갑자기 꿈에 나타나서 아무 생각 없던 나를 이리도 비참하게 만드누나... 너와 대화를 나누고 있던 꿈에서 깨어, 졸린 눈을 비비고 있었던 그 순간. 답답함이 목젖까지 올라와서 나를 맴돌고 있다. 한숨을 크게 내쉬어봐도 감정은 변하지도 않고 다시 되밀려 돌아온다. 역시 시간이 약인지라, 두어 시간정도 지난 후 다시 되돌아보면 아무일 없었던 그저... 내 머리가 제 멋대로 만들어낸 상상에 지나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음에도, 너는 여전히 내게 답답함이다.
------- 너 와의 첫만남이 생각난다. '중학생같이 단발머리를 한 20살 새내기.' 그 땐 아무 생각 없었다. 무언가 특별한 관계가 될 거라 생각 한 적 도 없었고, 또한 너와 피하고 싶은 관계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한 적이 없다. 넌 그저 나에게 남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의 감정이 처음과 같다던지, 바뀌었다고 말 하기에는 너무 성급한 것 같다. 사람의 감정을 어찌 글로 그리 간단하게 표현 할 수 있을까? (넌센스이다.) 첫만남이 있음으로 부터 해서 불과 2년 5개월이 지났다. 짧다면 짧다고 말 할 수 있고, 길다면 길다고 말 할 수 있는 시간은 흘러갔다.
이제 서로를 볼 수 있을 것 같은 시간은 겨우 3개월남짓 남았을 뿐이다.
이런 내 감정들을 조각조각 모아 하나의 글을 써서 너에게 보여주는 건 어떨까? 그러할 용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를 위해서 그리 하고 싶진 않다는게 내 종합적인 결론이다.
고등학교때부터 이런 글을 써서 편지를 붙이는 건 내게 일상과도 같은 일이었고, 그럴 때마다 받는 건 허무함이 전부였으므로 이젠 무언가를 바라는 것조차 지겹고 답답하다.
--------- Radio Head - Creep 을 듣고 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이러한 글을 쓰는 건 무척이나 넌센스한 일이다.
너의 눈을 바라볼 수 있다. 천사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 살곁? 손 닿아 본 적도 없다. 깃털처럼 떠다니지도 않는다. 내가 특별해지기를 바라긴 했지만 세상이 아름답지는 않은 것 같다. ........ -----
내가 너에게 사랑에 빠졌다고 말 한다고 하면 네가 나에게 이처럼 평범하기 보이진 않을것이다.
노래 가사처럼 나를 낮추어서 너를 높여보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나고, 너는 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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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이다. 둥그런 달이 높이 떴었는데 글을 쓰고 있는 사이 어느새 태양으로 바뀌고 말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