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희는 결혼한지 2년반정도 된 부부입니다 평소에 부부사이에 전혀 문제도 없었고 다른 부부처럼 부부싸움을 하긴 하지만 크게 문제될일은 없었고요 극히 평범하게 살아가는 부부입니다 연애부터 시작해 결혼까지 올해로 4년차이고 평소 제 남편은 성실하고 가정적인 사람이였구요 다만 술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여 술자리가 잦은게 제 불만이라면 불만이였습니다 하지만 10번 중 최소 5번은 거의 함께 동석을 하는 경우가 많아 불만은 있지만 나름 이해해주려고 하는 편이였습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게 다르고 저 역시 제가 좋아하는걸 남편이 이해못할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말이죠.. 게다가 남편이 술을 마시면 말도 많이 없어지고 조용히 술만 마시는 술버릇도 알고 있고... 물론 저 역시도...다른 여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내 남편은 술먹고 여자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을거란 믿음도 있었고요 아무리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오더라도 새벽 1~2시쯤에는 집으로 들어오고 항상 제가 전화를 해도 바로 바로 잘받고 자리를 옮기면 전화를 해주어서 저는 그저 "술 좀 적당히 마시고 다녀"라는 잔소리만 했을뿐 딴생각은 하지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며칠전 문제가 발생을 했습니다
제가 감기몸살로 인해 회사를 조퇴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남편이 퇴근시간 한시간 정도를 남기고 전화가 왔었습니다 회사동료가 술한잔 하자고 하는데 가도 되겠냐고 말이죠 그래서 저는 솔직히 나도 몸이 안좋은데 꼭 이런날 술마셔야겠냐며 투덜대며 잔소리를 좀 했었져 그랬더니 알겠다며 전화를 끊고는 퇴근시간이 조금 지나 또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아시는 형님이 막걸리 한잔만 먹고 가라고 해서 한두시간만 있다 오겠다고요 그래서 저는 그냥 못이기는척 최대한 빨리 오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져 물론 몸이 안좋아 약간의 귀찮음도 있었고 잔소리를 해봤자 괜히 감정싸움하는거 같아서 어쩔수 없이 그러라고 했던 거였져 더군다나 아시는 형님이라고 말한 사람이 제가 아는 사람, 자주 같이 만났던 사람이기도 했고요 아무튼 약을 먹고 한참을 잤을까 순간 눈이 떠졌는데 시계는 이미 12시를 향해 가고 있었고 진작에 들어와있어야 하는 남편은 없고 평소 자주오던 전화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받지를 않는겁니다 그로부터 한시간쯤이 지났을때는 제가 남편에게 10번 정도 전화를 한 후였고 그때서야 전화를 받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너무한거 아니냐? 이시간까지 도대체 뭘하고 있는거냐?"라고 물었더니 술을 많이 마신듯한 목소리로 "사실은 내가 거짓말을 했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뭐가 거짓말이냐고 묻자 퇴근전에 회사동료가 술먹자고 한거를 거절을 못하고 아시는 형님이 먹자고 했다고 말한거라고 하더라구요 순간 화가 나서 그 사람을 바꾸라고 했죠 그 회사동료도 저희가 결혼하기 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이라 오빠 동생하던 사이였거든요 저희 남편과도 굉장히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이기도 했고요 받자마자 내가 몸이 많이 안좋으니 바로 들여보냈으면 좋겠다고 약간 화가 섞인 말투로 말을 했죠 그랬는데 이 사람도 술이 취했는지 계속 횡설수설하며 저한테 자꾸 말도 안되는 농담을 하길래 저 역시도 더이상은 참을수가 없어서 그냥 끊겠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그러고 저는 밤새 남편을 기다리며 감기가 걸려 열이 펄펄 끓는데도 잠 한숨 못자고 기다리고 있는데 아침 6시가 되어서야 현관문이 열리더군요 일단 저는 남편이 술이 취해 있으면 어차피 대화가 안될거 같아 일단은 모르는척 하고 잠을 자는 척을 했는데 남편도 제가 자는줄 알았는지 그냥 누워서 자더라구요
그리고 그날 오후에 퇴근하고 나서 저는 시치미를 뚝 떼고 화가 났다는 모습으로 남편과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밥을 먹는데 갑자기 "내가 입이 열개라도 너한테 할말이 없다"라고 먼저 말을 꺼내더군요 처음엔 못들은척을 했더니 계속해서 "미안하다"라고 말하길래 "아침까지 뭐했는데?"라고 물었더니 술술 말하는거예요
원래는 제가 아프다고 얘기를 하고 집으러 오려고 했는데 그 회사동료가 계속 잡더랍니다 간단하게 한잔만 먹고 가자고... 그래서 제가 화를 낼까봐 어쩔수 없이 저한테 거짓말을 하고 일찍 들어올 생각으로 술자리를 갔는데 얘기를 하다보니 길어져서 시간이 너무 늦어졌다고 그런데 중간에 저와 통화를 한건 기억을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아무리 오랫동안 얘기를 해도 남자 둘이서 아침 6시까지 뭔 그리 할얘기가 많더냐라고 물으니 솔직하게 말하면 이해해줄거냐고 묻길래 그러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저랑 통화를 했을무렵(두 사람은 기억을 못한다지만...) 아무튼 그때까지 술을 마시다가 남편이 당구가 너무 치고 싶어서 같이 당구를 치러 갔답니다 당구를 치고나니 회사동료가 또 맥주한잔 더 먹으러 가자고 하길래 그러자 라고 하고 따라갔는데 노래방으로 데리고 가더랍니다 그러고 회사동료가 도우미를 불러서 4명이서 놀다가 아침에서야 들어온거죠......
솔직히 얘기를 듣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와이프는 아파서 누워있는데 술을 마시고 외박을 한것도 모잘라 여자랑 놀았다니.... 더군다나 저를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친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말이져 더 웃긴건 그 사람도 결혼을 해서 가정이 있고 아이가 있는 사람이며 그 와이프와 저 역시 언니동생 하는 사이거든요...... 그런데 그 얘기를 듣고 어찌 제가 웃음이 안나오겠습니까....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가 않아서 이혼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각서든 뭐든 쓸테니까 한번만 용서해달라고 하더군요 정말 아무일도 없었고 그냥 같이 술만 마신거라고 말이죠... 그래서 제가 잠자리를 한다고 그게 바람이냐? 나한테 거짓말하고 외박까지 하면서 모르는 여자랑 아침까지 같이 있었던 것도 바람아니냐? 라고 말하니 아무말도 못하더라구요 내가 만일 오빠한테 거짓말을 하고 모르는 남자랑 밤새 놀다 들어오면 오빠는 이해할수 있겠냐고 물으니 제 마음을 다 안다며 정말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자기는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고 미안하다는 말뿐이 할말이 없다고..... 그래서 저도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제가 서류를 떼서 주면서 도장을 찍어서 주라며 이혼서류를 내밀었더니 자포자기한 말투로 "그래 내가 무슨 할말이 있다고..."라면서 서류를 받더라구요 그러면서 도장이 회사에 있으니 내일 갔다준다고요 그때부터 냉전이 시작되고 서류를 가져다준것이 그로부터 3일뒤였습니다 계속 제가 재촉을 했고 그때마다 별 핑계를 다 대면 미루길래 미뤄도 소용없으니 얼른 찍어서 줘라..라고 말하니 가져다 주더라구요 그리고 그 회사동료에게도 전화가 왔었습니다 자기가 죽을죄를 지었으니 이번 한번만 이해해주면 안되겠냐며 말이죠 자기가 다 책임을 질테니 두번 다시는 이런일이 없을거라고요... 정말 아무일도 없었고 자기가 억지로 그런거니까 용서해달라며 구구절절 얘기하더군요... 그리고 남편 몰래 남편 핸드폰을 보았는데 그 회사동료한테 받은 문자들이 있더라구요 나 때문에 큰일나서 미안해서 어떡하냐 앞으론 니 와이프 얼굴 못볼거 같다 등등의 내용으로 말이죠
그리고 지금 2주일 정도가 흘렀습니다... 이혼서류는 아직 제 손에 있고요... ............솔직히 말하면 당장이라도 법원에 낼 생각이였습니다... 제 남편 정말 처절하더군요... ...어떻게 해서든 잘보이려고 하는 모습이 말이죠..... 아직까지 법원에 서류를 내지 않은 이유요?? 남편이 이혼서류를 주면서 편지 한통을 주더군요 ...사실 별 내용은 아니였습니다.... 자신이 이러이러한 부분을 잘못했고 앞으로는 그럴일이 다시는 없을것이니 한번만 더 이런 경우가 생기면 이혼을 당해도 한마디 말도 안겠다라는 반성문같은 각서였죠... ..그래서 고심끝에 한번만 이해를 해보려고 일단 보류를 해놓은 상태랍니다...
물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뭐 여자랑 갈때까지 간것도 아니고 솔직하게 다 얘기도 했는데 고작 도우미 불러 논것 가지고 그렇게 오버를 하느냐..? 라고 얘기하실지도 모릅니다... 물론 저 역시도 이해를 100% 못하는 것은 아님니다.... 하지만 결국은 믿음 문제니까요... ........남편을 100% 믿고 있던 저에게 그야말로 뒷통수를 맞은 격이니까요....
일주일정도 지났을때 남편에게 솔직하게 얘기했습니다 앞으로는 오빠가 나와 같이 있지 않을때 오빠가 내 전화를 받지 않거나 늦게 들어오게 되면 나 의심하게 될것 같다..그래도 괜찮으냐? 라고 말이죠... 피하려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실수하고 내가 너를 상처 입혔으니까 감수해야지..라고 말하더군요...
너무 복잡한 마음에 어제 남동생에게 솔직하게 모두 다 얘기를 했습니다... 남동생이 말하기를 "내가 아는 매형은 여자와 그렇게 놀고 들어와서 누나한테 미안하고 자신의 실수가 불안해서 누나한테 다 털어놓을정도로 미련한 사람이야.. 누나가 이해해주지 않고 자꾸 몰아세우면 자신의 실수때문에 가정이 파탄났다는 생각 때문에 평생 후회하면서 살 사람이야.. 그러니까 이번 한번만 못본척 하고 넘어가줘.. 당연히 누나가 내 친누나니까 나도 매형한테 열받고 당장이라도 이혼하라고 얘기해주고 싶지만... 같은 남자로써 생각해보면 누나한테 다 얘기를 했다는거 자체가 멍청하고 불쌍하다.."라더군요 한번만 믿어보라고 말이죠
...사실 예전에 남편을 만나기전에 사귀던 남자친구가 굉장한 바람둥이였습니다... 처음에 한번 들켰을때는 지금의 남편처럼 굉장히 빌고 미안해하며 눈물까지 흘렸었거든요 하지만 처음이 어렵지 나중에는 아예 대놓고 바람을 피우더군요... 그렇게 한번 경험을 하고 나니....지금의 상황과 그때의 상황이 오버랩되어 머리가 아픕니다 남편을 못믿는것은 아니지만...정말 믿어도 되는건지에 대한 확신이 안서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