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씁니다. 상황이 심각합니다.
오늘도 조계사 일부 신자들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건물에 난입했습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지난번에 난입을 시도했던 그분들과 같은 분들인지는 모르겠는데, 지난번에는 "종북좌파"어쩌고 하는 험악한 유인물이 뿌려졌다고 들었습니다. 조계사의 신도는 맞겠지만, 일반적인 신자분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상균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우리 사회가 함께 지켜야 합니다. 강신명 서울경찰청장이 24시간 내 그를 체포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한상균 위원장 체포가 아니라 노동자 조직에 대한 공격입니다.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기자이니까 팩트 설명부터.
한상균 위원장에게 발부된 체포영장에 적혀 있는 범죄 혐의 사유가 뭔지 아십니까?
일반교통 방해 이런 겁니다. 한 위원장은 지난 봄 세월호집회의 책임자로 찍혔고 그래서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는데 그때 적용한 혐의가 일반교통방해입니다.
한 위원장이 경찰 조사에 불응한 건 맞아요. 그런데 보통 일반 사람들도 경찰 출석 시점을 조율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경찰은 이번에 한 위원장에게 한달의 여유도 주지 않고 속전속결 처리해버려서 바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어요. 민주노총 위원장이 얼마나 바쁘고 일정이 많은데 경찰이 대체 왜 그랬을까요? 저는 다분히 악의적인 의도가 있지 않았나 의심합니다.
지금 언론에선 한상균 위원장이 지난 1차 민중총궐기 때의 과격시위의 배후로 의심받아 수배 생활을 시작했고 체포영장이 날아온 것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법적으로는 그날 시위때문에 체포영장이 나온 상황이 아닙니다. 1차 민중총궐기 때의 상황으로는 그냥 경찰 출석요구서만 받은 상태입니다. 어제부터는 한상균에게 무슨 '소요죄' 적용을 경찰이 적용 검토한다고 언론이 보도하던데, 그건 현재 발부된 체포영장과 관련 있는게 아니예요. 아직 경찰 출석요구서 정도 발부받은 사건에서의 혐의입니다. 보수언론은, 법원이 구속영장 발부했다는거만 강조하는데. 한상균 위원장에게 체포영장 발부된 상황에서 어떻게 법원에 출석합니까. 법원 출석 즉시 경찰에 체포되는 상황을 설명은 안하고 앞뒤 다 잘라 먹고 한 위원장이 사법부까지 기망한것처럼 보도하는데 절반의 진실 혹은 악의적 왜곡 보도입니다.
(8일 현재 상황이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지난주까지는 그렇습니다.)
겨우 이정도 사안을 갖고 한상균 위원장을 무슨 희대의 범죄자인 것처럼 언론이 보도를 하고, 조계사도 그렇고 국회도 그렇고 한상균 위원장을 도피자처럼 몰아가고 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발부된 체포영장 기준으로는 겨우 경범죄 수준의 혐의자(일반 교통방해는 대개 벌금 50~100만원 수준. 송경동 시인이 같은 혐의로 지난달 100만원 벌금형)에게 온 나라가 이래도 됩니까? 경찰서 출석은 누구든지 자신의 일정을 조율하며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왜 민주노총 위원장에게만 이것이 예외가 되어야 합니까?
경찰이 다분히 의도적으로 과잉 수사, 공권력 남용을 하고 있습니다. 12월에 국회에 아주 중요한 노동법 개정안이 계류중에 있습니다. 속살을 살펴보면 노동자의 권리가 심각하게 후퇴하는 그런 ‘개악안’ 입니다. 이미 한겨레신문을 통해 많이 보도된 것들입니다. 취업 규칙 사쪽이 마음대로 개정해서 노동자 해고 무척 쉬워지고요, 회사가 비정규직을 2년에서 4년까지 부려먹고 냅다 해고할 수 있게 하는 그런 법안입니다. 이거 이번달에 국회에서 못막으면 안돼요.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말 할 일이 많아요. 그런데 한 위원장이 구치소에 들어가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노동자들이 제대로 싸울 수 있겠습니까? 총파업 한번 해보지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새누리당은 노동법 개정안 날치기 통과해버리고 야당은 숫자에서 밀려 싸움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노동법이 심각하게 후퇴하게 되는 2015년 암울한 겨울이 될 수있습니다. 노동자들에겐 너무나 중요한 시기인데, 이 문제가 드라마 '송곳'보다도 국민에에 덜 알려져있다니깐요.
여러분. 겨우 일반 교통방해 혐의 정도로 체포영장이 나온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이정도의 공권력이 사용되고 온 나라가 며칠씩 떠들썩 한 이유를 이제 아시겠습니까?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구속은 한상균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2000만 노동자의 구속이고 노동자 조직에 대한 공격입니다. 우리가 함께 막아야 합니다.
결사대를 조직해서 한상균 위원장을 지켜야합니다. 우리 모두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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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조합 총연맹 언론노동조합 조합원 허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