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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시 5
게시물ID : readers_63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ath
추천 : 2
조회수 : 25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2/12 10:56:16

하늘과 땅 사이에 내려앉아

몽글몽글한 유리조각들을

하나하나 실타래에 꿰어맞추는

나는 설빔 없는 작은 아이

 

유리로 된

색동 설빔을

입고


하늘과 땅 사이에 내려앉아

몽글몽글한 유리조각들을

하나하나 실타래에 꿰어맞추는

나는 신발 없는 작은 아이


유리로 된

오색 운동화를

신고


하늘과 땅 사이에 내려앉아

몽글몽글한 유리조각들을

하나하나 실타래에 꿰어맞추는

나는 사람 없는 작은 아이


유리로 된

정든 사람을

안고


하늘과 땅 사이에 내려앉아

몽글몽글한 유리조각들을

하나하나 실타래에 꿰어맞추는

나는 갈 길 없는 작은 아이


유리로 된

익숙한 길 위에

서서


그러나 다시 걸음을 떼기 시작했을 때

나는 여전히

색깔도 온기도 없는 메타포의 뜨개질에 불과했음을


조각나 가루가 된 유리들이

바람에 흩어져 간다

두 눈에 박힌 유리 조각들이

얼어붙어 가슴으로 녹아내린다


<유리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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