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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준비해야 될까요?
게시물ID : wedlock_63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올챙이고랭이
추천 : 11
조회수 : 1837회
댓글수 : 117개
등록시간 : 2017/01/07 09:47:06
안녕하세요.
오유에서 눈팅은 많이 해봤지만 글을 오늘 처음으로 남기게 됩니다.
오늘 결혼에 관한 고민이 있어 선배님들의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4년을 사귄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둘다 30대 초반입니다.
처음에 직장에서 만나 사내연애로 시작하게 되었고, 여자친구가 회사를 그만두고 공무원 준비를 2년 가량하면서 지금까지 만남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처음에 제가 한눈에 반해 두번의 시도 끝에 사귄 탓이라, 제가 여자친구한테 거의 모든 걸 맞춰주고 연애를 시작했고, 지금도 많이 배려하려고 노력합니다.

힘든 수험기간을 이해한지라, 최대한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줬고, 연애에 필요한 경제적 비용도 대부분 제가 지불했습니다.
여자친구 집이 잘 사는 집이 아닌 환경탓에 여자친구가 돈에 대해 민감하고 물욕도 강했습니다.
그렇기에 결혼준비가 덜 된 연애기간동안 결혼얘기는 구체화되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운좋게 제가 공공임대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면서 결혼준비가 수월해졌고, 여자친구도 마침내 결혼에 조금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더 많이 좋아했기에 "올해 준비해서 가면되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최근의 데이트하면서 뜬금없고 황당한 이야기를 한겁니다. 공공임대 아파트가 분양전환되면 명의를 여자친구 명의로 해달라는 겁니다.
처음에는 농담인줄알고, 넘어가려고 했으나, 진지하게 이야기 하길래 많이 놀라고 당황했습니다.
저는 어차피 부부니까 부부공동명의로 하자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고, 여자친구는 한동안 이문제 때문에 삐져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잘 넘겼지만, 사실 실망감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결혼도 하기전에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을지는 몰랐거든요.

그리고 결혼을 준비하려면 최소한의 결혼자금이 필요한데, 여자친구는 현재 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구직을 하기 위해 학원도 다니고 자기계발을 하는 것 같지만 지금당장 배우는게 있어서 취업은 더 늦게 하고 싶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1년 이상은 지금부터 일해야 최소한의 자금을 모을수 있습니다. 집에서 지원을 바랄수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오로지 여자친구가 모아둔 돈으로 할 수 잇는 겁니다.
처음에는 형식을 따지지말고 간소화해서 알차게 하자라는 식으로 이야기도 했지만 예물과 신혼여행은 남들처럼 부족하지 않게 하고 싶다는 말을 할 때면 "무슨 생각으로 저리 말할까?" 라는 생각이 들곤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엊그제에 하도 맘이 답답해서 왜 나하고 결혼 할 마음이 생겼냐?라고 물어봤었습니다. 근데 대답을 잘 못하고 어물쩡하더라구요. 
전보다 스킨쉽도 덜해지고, 만나도 형식적인거 같아 제가 "우리 마음이 예전같지는 않은것 같다."라는 식으로 말하니까. 버럭 화를 내며 집에 가고 싶다고 해서 데려다주고 왔습니다.
가는 내내 말 한마디도 안하 길래. 화가 난거 같더라구여. 아니면 내가 이렇게 이야기를 할줄 몰라 놀랄서 그럴수도 있구요.

원래 계획상 이번 설에 인사를 드리려고 했는데, 지금 계속 생각해보곤 있지만 결혼을 판단하기에는 어려운거 같아 인사드리러 가는걸 보류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사람과 결혼을 하면 정말 잘 살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매일 듭니다.

선배님들, 이런 상황이라면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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