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밤바다 위 나는 무뎌지지않는 방파제가 되어 거친 파도 검푸른 물결에 휩쓸리지않고 내 위의 갈매기가 부리를 다듬어 내 몸뚱아리가 닳아 없어질때까지도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겠다 거센 돌풍이 내 표면에 구멍을 뚫어놓을 지라도 항상 그 자리에서 그대로 기대서서 다시 내게 돌아올 배를 지켜주겠다
검은 밤하늘 아래 나는 쓰러지지 않는 등대가 되어 수많은 세월이 흘러 누구에게도 관심받지않고 버려지더라도 쓰러지지 않고 무너지지 않고 그 자리를 변함없이 지키겠다 먹구름 속을 거닐듯 짙은 연무가 드리워도 바닷가 짠물이 내 외벽을 녹씌울 지라도 항상 그 자리에서 그대로 기대서서 다시 내게 돌아올 배를 비춰주겠다
언제나 그자리에 기대서서 배를 기다리는 그 배가 위험할 때 지켜주고 그 배가 방향을 잃었을 때 이끌어주는 나는 방파제이자 등대 차가운 밤바다 바람을 맏이하며 언젠간 다시 내게 돌아올 배를 기다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