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이상형을 나열하더니 결국 내가 자기 이상형이랬어요
"나 눈 안큰데? 몸매도 별론데?" 했더니 그정도면 딱좋다고 "아 내가 괜찮다는데!!" 하며 웃었어요
내 이상형 나열하니까 그런애들 말고 자기로 해달라고 징징댔어요
크아 지지리도 못하면서 나랑 같이 하겠다고 맨날 접속하고
게임아이디도 제아이디 따라서 커플로 맞췄어요
(예를들어 제가 미니마우스면 걔는 미키마우스 이런거처럼요)
술먹고 전화해서 나 좋아한다고 고백비슷하게 말하고
갖고싶어하길래 나랑 똑같은 폰 이어폰마개(?) 사줬더니
그거 길거리표 싸구련데도 자기 보물이라며 사진찍어서 페북에 올리고
해외여행중에도 나한테 전화하고 두시간가량 통화하고
나중에 거기 나랑 같이가고 싶다고도 했어요
첫데이트에서 제가 막차놓쳐서 찜질방이나 피씨방 가자니까 걔가 모텔로 가자고
'그냥 즐길사람 아니고 소중한 사람이니까 애인 되고 나면 했지 안건드릴테니 안심하라'고
진짜 얌전히 둘이 딱 잠만 자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씻지도 않고 나왔어요
맨날 새벽 네시까지 나랑 카톡하다가 아침에 회사 지각하고 과장님한테 혼나고
나랑 고작 한시간 밥먹기 위해서 한시간 반을 버스타고 오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 개사해서 불러주고(대학때 동아리 밴드했었대요... 노래진짜잘함)
또 뭐가 있지... 말하자면 엄청 많은데...

근데 내가 싫대요
저래놓고 내가 싫대요
나 니가 진심으로 좋아진다하니까 
미안하다고, 자기가 앞으로 감정 더 커지지 않도록 거리를 두겠대요
맨날 짜증날정도로 연락해대던 애가 이젠 제가 선톡을 보내도 3시간은 기본으로 씹어요
완전히 거리가 멀어졌어요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뭐가 잘못된건지 모르겠어요
고백하기 전으로, 그냥 저렇게 썸타던 때로... 그러니까 
딱 한달 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그럼 계속 가슴달달함이라도 느낄 수 있었을텐데
얘가 밉다거나 화가난다거나 하는게 아니라, 그냥 가슴한켠이 허전해요
위로좀 해주세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