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부터 알던 친구에요.
같은 동네에서 같이 자랐구요.
이 친구가 애기였을때 부터 자기는 꼭 나랑 결혼 한다고 그랬었어요.
그러다 이 친구가 이사를 가게 되면서 헤어졌고
그렇게 중고등 학교를 나왔는데
어쩌다가 다시 만나게 됐어요.
그래서 쭉 만나게 됐죠.
저도 대학을 외국에서 다녔었고
이 친구도 외국에 있었어요.
그냥 저는
지금 20대 초반엔 서로 이루고자 하는 것들을 위해서 열심히 하는 시기니까
떨어져서 열심히 살다가
결혼할때 되면 당연히 이 친구랑 결혼 하는건줄 알았어요.
그러다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왔고
전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서로 가고 싶어하는 외국계 회사였고, 연봉도 괜찮았어요.
그와 동시에 한국계 중소기업에서 일을 프리랜서 식으로 하나 더 했고, 그와중에 과외까지 했어요.
다 저는 결혼하기 위해서 였어요.
진짜 미친듯이 돈 벌었어요.
무지하게 벌었어요... 돈 벌면 번 만큼 쓸까봐, 아예 돈 쓸 틈을 안주면서 일했어요...
엄마 아버지도 그러다 병 난다고 하실 정도로...
나는 그 친구랑 결혼해서 멋지게 사는것만
20대 초반부터 꿈꿔왔거든요.
예쁘고, 멋있고, 똑똑하고, 현명한 여자였어요.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조차 저한텐 똑똑함으로 보였어요.
뭐 어찌어찌 하다가 결국 차였습니다.
그리고 전 다시 외국에 나와 있구요...
지나고 보니,
끝까지 그 여자는 착하고 똑똑한 여자더군요...
끝까지... 자기 혼자서 다 착하고, 다 쿨하고... 나는 여전히 찌질했구요...
이런 여자가 또 나타날지 모르겠네요...
그 친구한테는 미련 없어요 하나도...
그런데 가끔 생각이 나는건 어쩔 수 없는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