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권에 거주하는 저는 광주를 방문할 기회가 전부 5번 정도 되는 것 같네요. 묘역을 가본 건 올해가 처음이었습니다.
늦게 나마 마이카.. (34세에 오너 드라이버가 됨.. 오해마시고 면허는 20세 취득.. ;;) 다 떨어져가는 2000년식 SM을 끌고 광주로 휴가를 떠났네요. 그러니까 올 여름휴가요. 8월 무더운 날씨라 사진에 보다시피 방문객은 거의 없었습니다.
옛날 얘긴데요. 99년도에 신입생들이 모인 자리에서, 광주에서 온 녀석이 "나는 광주 출신이고, 518민주 어쩌고 저쩌고.. 80년 생으로서.. 어쩌고 저쩌고"
이러면서 자기소개를 할 때, 저는 속으로는 '그게 뭐라고.. 그렇게까지 자기한테 이입할 필요가 있나' 라고 생각했죠. 훤칠하고 잘 생겼었거든요.
요즘 말하는 흔한 부심. 부심 부리네.. 이런 기분이었던 것 같아요. 제도 교육에 맞춰 입시에 맞춰 공부한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던 겁니다.
성은 기억이 안나고 "용준" 이라는 광주 태생의 대학동기인데.. 친하지도 못했고..
미안하다 용준아. 나는 정말 몰랐다. 그 후로도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광주에서 일어난 일을 영상이나 글로 보면서 많이 울었거든. 정말 미안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분들이 흘린 피를 기억하길 바라며 간만에 글 적습니다. 피를 먹고 자란다는 민주주의.. 우리는 지금 자라고 있는 걸까요? 피를 흘리고는 있나요?
경제적 불이익, 피 한방울이 무서워 늘 다른 사람들이 쓰시는 글에서만 위안을 얻습니다. 그래서 여러분 모두에게도 미안합니다.
저 처럼 아직까지 묘역을 못 가보신 분들을 위해서 사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