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어느 글에선가 박정희의 경제발전 '업적' 에 대해 논하는 글을 보고,
예전에 다른 곳에서 본 글이 문득 생각나 퍼다 올려봅니다.
민주화의 경제적 가치: 민주주의는 얼마야?
http://www.skepticalleft.com/bbs/tb.php/01_main_square/10655 링크를 따라가보기 귀찮은 분들이나, 그래프만 봐도 속이 울렁거리는 분들을 위한 간단 요약입니다.
1. 경제적으로 잘 사는 나라들이 대체로 민주화 수준도 높다.
2. 그러나, 25년이라는 기간을 놓고 봤을 때, 경제발전 정도와 민주화 발전 정도는 별 관계가 없다.
3. 그 기간을 100년으로 놓고 봐도, 경제발전 정도와 민주화 발전 정도는 별 관계가 없다.
4. 500년으로 놓고 보니까, 경제발전 정도와 민주화 발전 정도가 약간 관계가 있는 것 같다.
5. 이론상 경제발전으로 민주화를 이루려면 1인당 국민소득이 566$ -> 984000000000000$(984조)정도는 증가해야 된다.
어느 한 시점에서 국민소득과 민주화 정도를 비교하면, 소득이 높은 나라들이 민주화도 더 잘 돼 있습니다. 그러나, 일정 기간을 정해놓고, 시간을 따라서 한 나라의 소득이 증가하는 동안 민주화도 따라서 그만큼 증가하는가를 살펴봤더니 그렇지는 않더라, 그러니까 경제가 발전한다고 민주화도 따라서 발전하지는 않는다. 즉, 경제발전과 민주화는 별 상관이 없다는 말입니다.
원문 글에서는 마지막에(그것도 다른 논문을 인용한 것이긴 하지만), 민주화상태가 '0'이던 500년 전과, 민주화된 지금을 비교하여, 1인당 국민소득이 566$에서 984000000000000(984조)$ 로 증가하는 정도의 경제발전이라면 경제발전'만'으로도 민주화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립니다만 별로 와 닿는 내용은 아닙니다.
박정희 덕분에 우리나라가 지금의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박정희 덕분에 이만큼 올 수 있었다는 의견도 있고, 박정희 때문에 이거밖에 못 했다, 박정희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만큼이나 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경제엔 문외한이라 뭐라 판단은 못 하겠지만, 일단 박정희가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영웅이라고 믿고 넘어갑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박정희가 '일단 경제성장부터' 해야 한다며 때려잡았던 민주주의는, 사실 경제성장과 아무 관계가 없는 것입니다. 경제성장을 먼저 해야 한다며 민주주의를 억압할 근거 따위 없으며, 경제성장을 이유로 민주주의를 억압해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경제성장을 이유로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것은 '핑계'일 뿐이란 것입니다. 따라서, 경제 발전에 기여한 그의 업적을 얼마로 계산하든,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경제발전과 '전혀 상관없는' 민주주의를 탄압한 박정희는 어쨌든 나쁩니다. 또한, 그의 경제발전 업적을 가지고 민주화를 탄압한 그의 행위를 변호할 수 없습니다. 변호해서도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