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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리가 좋은곳으로 갈 수 있게 기도해 주세요..부탁드립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6333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토끼티모
추천 : 56
조회수 : 1694회
댓글수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2/21 02:36:52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2/21 01:39:08

 할리와의 인연을 설명하려면 1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때는 제가 고등학교 3학년때..저는 공고 3학년 가 취업 상태인 학생이었습니다. 공고 자동차과를 다니던 저는

 

고모부댁의 카센터로 취업을 하게 되고 때마침 집 이사 문제 때문에 잠시 인천에서 우리 식구들은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저의 식구는 아버지, 어머니, 저, 지금은 외국 나가 있는 누님 그렇게 네명이었습니다.

 

이사하고 제가 취업을 나갔을 당시 저희 가정형편이 금전적인 문제도 있고, 분위기도 썩 좋지 않았고..

 

저도 고3 질풍노도의 시기였기 때문에, 아버지, 어머니께서 매우 힘들어 하셨습니다..

 

그때 당시 인천에 이사를 해서 자그마한 호프집을 어머니께서 운영하고 계셨고, 옆가게에 있던 강아지와 인연이 생겨서

 

옆가게 강아지가 새끼를 낳게 되었을때 어머니께서 분양을 받아왔습니다..아버지께선 강아지를 좋아하시진 않는데

 

그때 자식들이 속을 썩이는 바람에 강아지라도 키워야 겠다는 심정으로 키우기 시작하셨던거 같습니다 ^^;

 

그렇게 데리고온 강아지는 꼭 여우같이 생겨서 이름을 여우라고 짓게 되었고, 우리 식구들과 함께 서울로 이사를

 

하게 됩니다..한참 반항기 많은 나이의 아들..재수 공부 하며 식구들과 대화도 단절한 딸대신 반겨주고, 애교부리는 강아지 덕분에

 

아버지, 어머니는 당신들 자식들과의 힘든시간을 큰사고 없이 지내실 수 있었고, 강아지를 매우 신뢰하고 사랑하게 되었죠..

 

그리고 식구들의 사랑을 한참 받으면서 서울 생활을 하던도중 여우가 밖에 나가서 사고를 치고 왔는지

 

네명의 아이들을 낳게 되었고, 그 아이들의 가명을

 

할리, 둘리, 셀리, 넬리 라고 짓게 됩니다..모든 멍멍이들을 다 키울순 없는 형편이라 할리를 제외한 세마리를 분양시키게 되고

 

시간이 두세달가량 흘러 할리마저 다른집으로 분양을 보냈습니다..예..저희 식구들은 자식을 잃은 어미강아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그상태로 누님이 여우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게 되고, 여우는 그길로 자식들을 찾아서 우리 식구들의 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노력해도 우리 식구들은 여우를 찾을 수 없었고..

 

여우의 빈자리가 너무 컸던 탓인지 어머니는 큰 마음의 병을 얻게 되고, 그모습을 보다못한 아버지께서 다른 강아지 한마리를

 

분양받게 되었죠...그게 이녀석입니다..

 귀엽죠? 혈통은 없는 녀석이지만 쌀강아지에 웃을때 얼굴이 너무 이뻤습니다..이녀석의 이름을 뭐라고 지을지 고민하다가

 

그전의 여우를 잃게된 결정적인 원인이 마지막 남았던 할리를 다른집에 보낸거라고 생각하고, 여우에게, 할리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우리 식구들은 다시는 그런일 없게 다짐할겸 이녀석 이름을 할리라고 짓게 됩니다..

 

이녀석은 서열을 확실히 정했는지 우리 식구들에게 적응하고 나서 아버지>어머니>누나>식당아저씨(나) 이렇게 서열을 정한듯 하고

 

저와, 누나에겐 간식줄때..먹을거 먹고 있을때..그런때 말고는 얼씬도 안하던 녀석이었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애교도 부리고 질투도 해서, 집에 누님 사귀던 사람이 와서 둘이 쇼파에 앉아서 티비 보고 있으면 어떻게던 둘사이에 자기도

 

껴달라고 와서 방해도 하고 치느님을 흡입하고 있으면 옆에서 달라고 달라고 투정도 부리고 치킨 안주면 자긴 곧 죽을거라는 액션도 하면서

 

가끔씩 애교도 부리고, 집에 들어오면 반갑다고 꼬리 쳐주는 녀석이 너무 좋았습니다.

 

어머니도 저나 누나보다 이녀석을 더 좋아하셨거든요..어머니 아버지한테 부리는 애교는 정말 끝장 납니다..

 

그렇게 이녀석과 연을 맺고, 십여년 가까이 생활을 했습니다..그러는 동안에 재개발을 하던 아파는 롯데캐슬로 바뀌고, 큰집에서 여유있게..

 

강아지 산책도 좋은 산책로에서 시켜줄 수 있을정도로 좋아졌습니다..그렇게 행복하게 생활을 하면서, 맛있는것도 자주 먹고...우리식구들 먹으면서

 

이녀석과도 나눠먹고 그렇게 10년가까이 지냈습니다...동물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지 않던 우리 식구들은 사람먹는걸 먹이면 강아지한테

 

독이된다는 사실을 늦게 깨닫고, 중성화 수술에 대한 중요성도 크게 느끼지 못하여 수술도 늦게 시켜주게 되고, 사람 먹는 음식도 그동안 엄청

 

많이 줬습니다..그러던중 어느날 할리는 아프다고 쌕쌕거리게 되었고, 병원에 데려갔더니 악성종양..암이라고들 하는 세포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일차적인 수술을 통해서 보이는곳에 있는 종양은 제거했지만 다른부위로 전이되었을 가능성이 있던 상태..

 

그렇게 수술후 힘들게 생활을 하던 녀석이 어느날인가 부터 밥도 안먹고...고기도 안먹고..기운없이 매일 누워만 있더군요..

 

 이렇게 평소때는 산책도 자주 다니고 그랬던 녀석인데 일주일새 기운이 쏙빠져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수술후 조금은 회복되나 싶던 녀석이 그렇게 끼니를 굶으면서 더욱 기운이 없어지고..밥도, 그렇게 좋아하던 고기도 전혀 안먹어서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다시 검사를 받았더니

"이미 폐쪽으로 암세포가 전이되었을 가능성이 크고...심장이 비대해 져서 기도를 압박하고 있어서 호흡하는데도 많이 힘들고 아플거다"

 

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병원에 데려가는 동안에도 계속 아프다고 낑낑대고 몇일동안 밤에 잠도 못자고 너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미안하고 안쓰럽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좋아하는 치킨을 맘껏 먹여 줬습니다...

 

병원 원장님이랑 얘기해 봤더니, 지금 처방받은 약을 먹어보고 할리가 생활했던 패턴이 조금 돌아오면 그래도 조금 더 살 수 있을거고..

 

그게 아니라면 살아있어도 너무 괴로우니 편안하게 좋은곳으로 보내자고..

 

그얘길 꺼내고 병원 원장님과 의견을 나누는 도중 너무 눈물도 나고 ㅠㅠ

 

집에와서 어머니랑 얘기 하고 나서 어머니도 우시고 그걸 보고 또 저도 울게되고...

 

아무튼 너무 마음이 아파서 횡설수설 그냥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아무튼....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이녀석 먹고 싶은것도 맘껏 먹여주고 이녀석을 보내주려 합니다...

 

약을 먹여보고 차도가 있다면 잠정적 보류...차도가 없다면 돌아오는 토요일 어머니와 함께 병원가서 녀석 마지막 가는길 배웅해 주기로

 

했습니다..오유 여러분들 부디 우리 할리 좋은곳으로 갈 수 있게 한번씩만 기도해 주세요..부탁드리겠습니다..

 

다음생에 이녀석 태어나면 이생에서 다 주지 못한 사랑 맘껏 주고..아니..그런 욕심도 버리고

 

우리 식구들보다 강아지 더 사랑해주고, 안아프게 해줄 수 있는 좋은 주인 만나서 다시 좋은 삶을 살길 바래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할리야. 오빠가 맨날 할리 괴롭히고 놀려서 싫었지? 다 할리 너무 사랑해서 너무너무 귀여워서 장난친거니까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고..

 

맨날 먹을거 잘 안주고 그랬던거 할리 몸생각해서 그런거니까 오빠 너무 미워하지마 ^^ 우리할리 다음번에는 오빠보다 더 좋은 주인 만나고

 

우리 할리 산책하다가 오빠 우연히 보면 오빠 출근할때마다 할리가 해줬던 인사 한번만 해주라^^우리할리 잘자고..오빠가 너무 사랑한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글도 횡설수설 하네요 ㅠㅠ

 

오유 유저님들 모두 좋은밤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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