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전 아기 같던 설이가 한해 한해 같이 행복하게 지내다가 얼마전부터 부쩍 힘이 없어지더니 오늘 아침에는 그래도 이름부르니 걸어와 꼬리 살랑살랑 지내다가 잠시 30분정도 외출하고 온 사이 구석에서 토를 해놓고 오줌도 싸고 솔직히 맘속으로 그 순간 예상은 했습니다. 설이가 오늘 넘기기 힘들겠구나. 한시간 넘게 낑낑대는거 옆에서 계속 울면서 쓰다듬었지만 숨을 몰아쉬다가 결국 떠나내요. 정말 두시간 넘게 펑펑 울다가 깨끗한수건으로 몸닦아주고 다른수건으로 감싸 상자에 넣어 뭍어 주었습니다. 이제 아침도 허전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와도 허전하겠죠.
제발 설이가 좋은데 가서 밥많이 먹고 잘놀수있게 기도 한번씩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제가 몇십년 뒤 할아버지가 되서 죽어도 절 기억해주면 좋겟네요.
그냥 맘속으로 앓이하다가 어딘가 털어놓고 싶은데 할곳이 없어 가장 자주들락날락거리는 오유에 씁니다. 두서없이 긴글 읽어주신분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