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의경으로 군생활 했습니다.
저희 중대는 약간 특이한 부대로 교통 중대인데 교통보다는 대통령 경호 교통이 주 업무인 부대였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말기에 중대 배치되어 노무현 대통령을 거쳤지요.
노무현 대통령 대단했습니다.
그 동안 당연시 되던 대통령 행차 시 신호 개방이나 차량 통제를 못하게 했어요.
어찌 생각하면 '야 군생활 편해졌겠네' 하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현실은 정 반대였습니다.
저희는 더 피곤해졌어요
신호기 틀어놓고 안보이게 숨는다던가 차량을 통제하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통제를 하고
그러면서도 도로에 차가 너무 없으면 안되니까 차를 드문 드문 보내주고...
그러면서 욕을 했습니다. "그냥 다니지 왜 피곤하게..."
네 원래는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안하는 척 하면서 하고야 마는 경찰 간부 새끼들을 욕해야 하는데 아직 어렸던 거죠.
그렇게 권위를 내려놓으려는 사람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너무 답답해 보였어요.
그래서 그 다음 대선때 명박이 찍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손모가지를 잘라버리고 싶네요.
명박이가 서울 시장 하면서 밀어부치는거 저는 현장에서 봤거든요
청계천 철거 공사 반대 시위, 노점상 철거 반대하는 전국 노점상 연합의 분신 및 시위 등등
보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 그래도 이 새끼가 대통령 하면 노무현 대통령과는 다르게 뭔가 보여주겠구나"
네 진짜 저렇게 생각했습니다. 다만 전과가 많아 모 아니면 도...즉 진짜 잘되게 하거나 완전 말아먹거나 하겠구나 했어요
불행하게도 후자로 끝났지만...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리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깨달은게 있습니다.
처음 입사해서 하늘 같았던 선배들...모르는게 없을거 같았던 사람들...결국 다 사람이더라구요
제가 이제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서 그 위치에 다가가면서 보니까 걍 평범한 사람들이더라구요
이순신 장군을 예로 들면...
우리가 생각하기에 그분이 전쟁의 신일거 같고 왠지 명량 해전에 12척 가지고 나가면서도
어떻게 이길지 다 계산하고 나갔을거 같지만...
아닐겁니다.
그 분도 암담하고 답 안나왔을거에요
걍 하는데까지 해보자 하는 심정이었을 겁니다.
갑자기 뭔 소리냐면...
천재 혹은 대단한 사람이 리더가 되어 우리를 끌어줄거라는 생각 자체가 그냥 우리의 희망인거 같습니다.
간철수와 같은 사람에게 기대는게 그런 심리인거 같아요.
근데 막상 까보면 어차피 다 평범한 사람이라는 거죠.
그리고 민주주의 라는 건 결국 천재 하나가 이끌어 갈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처럼 단지 이 시스템이 깨끗하고 공정하게 돌아가게 관리만 해주면
이 민주주의 라는 것은 알아서 전진하는 대단한 시스템이라는 겁니다.
말이 이래저래 샜는데
결국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건 강력한 리더쉽이나 천재?? 아닙니다. 안철수 같은 사람? 필요없어요
머리 좋아 백신 잘만들면 됐지 정치인으로는 우리한테 도움 안됩니다.
정도를 걷고 이 사회를 깨끗하게 돌아가게 유지 관리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리더가 되면 우리나라 다시 잘 돌아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