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늧은 저녁 술 한잔 걸치고 언덕을 오르고 있었지. 집앞 전봇대 가로등은 늘 어두워 지면 불이 켜지는거고, 그렇게 시야가 흐릿 하진 않았네. 그때, 우리집 성년을 아직 못 넘긴 아지(진도견) 구월이가 지 주인 오는 곳으로 쏜살같이 내려 오는 것을 본 것은 순간적이였네. 도로 한 길가에 돌출 된 전봇대를 왜 드리 박고 혀 빼물고 죽은 놈처럼 되았는지... 쿵! 하고 골 쪼개지는 소릴 분명 들었지. 필경 죽었을 거라는 생각에 난감 하더군 그래. 햐, 어뜬 노미 대문을 열어 놔 같고 족보(가짜같음) 있는 개를 죽이게 했씰까? 부아가 치밀었다. 개의 눈을 살펴보니 아죠 갔더라. 허연 동자만 보이고 설라매..... 아이들은 울고... 마눌은 잘 주것다. 하고. 늘어진 개를 들고 지집에 놔 놓고 이 집을 소개 해준 복덕방 노인들이 생각나 전화를 걸었지.
" 개가 머리깨져 죽었는데 가져 가시려오? "
노인은 좋다고 하더군. 복도 아닌데 일르면 어때. 하면서리..... 그 밤에 안 오고 아침에 노인 둘이서 왔다. 죽은 개를 보려고 개집에 당도 하니 반쯤 일어나 대구리를 설레설레 흔드는거 아닌가? 이 노미 엇저녁만 해도 혀바닥에 흙이 묻고 다 죽었는데 했는데 살아 난것이다. 괜히 언덕을 오르게한 미안함에 노인들에게 지전 몇 장을 쥐어 주고 돌려 보냈지. 마빡에 금이가서 출근 하면서 가축병원에 맡기고 물었다.
" 개도 근시가 있습니껴? " " 사람과 똑 같아요. 당연히 근시도 있지요." " 그럼 안경도 해 줘야 겠군여?"
한바탕 수의사와 웃어 버렸지여. 청승떨어 보이고 대구리에 붕대 감고 링거 주사 맞는 폼을 본 사람이라면 안 웃고 지나 칠 사람 들이 없었을 거외다. 개도 근시가 있다니 처음 듣는 말이였으니께.......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