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손에 스러진 것이라 할 수도 없다
나의 손에 스러진 것도 아니지 않는가
제 3자도 자신들은 아니라 하지 않는가
그 곳에 우리들이 있었음에도
누구도 자신이 아니라고 한다
그럼에 누구도 칼을 쥐지 않았으니
누구도 죽이지 않았다고 할 수 밖에
그리고 조용히 빛에 어두운 본색이
일어나니 벽 한 모퉁이에 그림자들이
길게 늘어져 웃으며 우리를 보더라
너희들이 살인자인가 소리치고
분노하는 군중의 가운데
누군가 일어나 높은 단에 올라가니
그의 발 끝부터 그림자가 일어나더라
군중이 침묵하여 그 사람만 바라보나니
군중의 그림자가 일어나 그를 죽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