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오랜만에 찾은 강화의 하늘은 높고 푸르렀습니다. 은행나무에는 올망졸망 은행들이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었고 잣나무 사이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도시의 삶에 지친 마음을 흔들어놓고 있었습니다. 나무와 하늘이 함께 있는 곳. 솔향기와 하늘의 향기가 푸르게 어울리는 곳 강화에서 만난 태양은 이제 저물어가는 태양의 계절을 아쉬워하는 듯 최선을 다해 빛나고 있었고... 달개비꽃도 가는 뜨거운 계절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었습니다. 고구마밭 사이에서 징그러운 녀석을 만났습니다. 징그러운 녀석이었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안에 아름다운 자연의 문양과 패턴을 담고 있었습니다. 고구마밭의 사람들은 너나 할 것없이 수확의 기쁨으로 모두 행복해보였습니다. 하늘이 푸르고 마음이 즐거우니 송전탑도 에펠탑처럼 아름답더군요. 시원한 바닷가에서는 강태공 연인이 낙싯대를 드리울 준비를 하고... ...나도 다음엔 그녀와 함께이면 좋겠습니다. 내가 개펄로 들어서자 게 한마리가 빠른 걸음으로 제 집으로 들어갔다가 무엇이 그리 궁금한지 다시금 슬며시 나와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칠천이의 오버된 초록색을 사람들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초록인 클로버를 보면 나는 내 카메라의 색감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열정의 청춘을 다 보낸 민들레는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 있었고... 하늘 향해 온 몸을 펼치고 꽃들은 그렇게 가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한 참을 꽃들과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손톱만큼 작은 이녀석이 날아와 예쁘게 포즈를 취해주었습니다. 내 손에 앉아라.. 앉아라.. 앉아라... 어느 새인가 내 주위를 맴돌던 녀석에게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래 오늘 넌 내게 최고의 감동이야." 바닷가의 연못에는 송사리들이 마치 러쉬시간 1호선 지하철의 사람들처럼 바쁘게 자신들의 내일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늘과 산과 바다와 황금들판과 연못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곳... 이미 이 곳에는 가을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