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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고향 내려갔다가 돌아가신 할아버지한테 감동한 Ssul+@
게시물ID : lovestory_596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달무슨별
추천 : 2
조회수 : 45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9/24 20:49:31
진지먹고 쓰겠음.

우리 할아버지는 2005년도에 돌아가셨음 그때 아마.. 95세셨나.. 정확하진 않음

우리 큰집은 종가집에다가 아버지는 6남매중 막내셨음 

종가집 분위기에다 할아버지 부터 시작해서 큰아버지들도 전부 무거운 스타일? 

어릴적 이야기 잠깐 해보면 어릴때 큰아버지 일하시는데 머리 뒤로 두손 깍지 끼고 쳐다보다가 

엄청 혼났음 어른 일하는데 어디서 건방지게 깍지끼고 쳐다보냐고

큰아버지도 그정도인데 할아버지는 더 엄하면 엄하셨지 덜하시진 않았음

대충 할아버지 성격이 어떠했는지, 집안 분위기가 어떠한지 설명이 가능할 걸로 생각됨 

나는 할아버지 손자, 손녀 11명중 10번째 손주인데 

할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느꼈던 할아버지는.. 음 늘 엄숙하고 진중하셨고 엄하셨던걸로 기억됨 

그래도 명절에 내려가면 무뚝뚝하게 반겨주시긴 했음. 

할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많은 말씀을 하셨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건 왠지 '글씨 예쁘게 써라...' 였던거 같음.. 

암튼 그렇게 2005년에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8년째 되는 해인데 

늘 그랬지만 할아버지 안계시니까 큰집 내려가도 뭔가 썰렁한 느낌은 항상 들었었음 

그런데 이번에 내려가서 큰아버지 일을 도와드리고 있는데 

큰아버지가 저~기 책장에 카드를 가져와 보라고 이야기 하는거임 

무슨카드요? 이러니까 가보면 안대 

그래서 가봤더니 A4보다 약간 작은? 크기의 카드가 있었음 

되게 유아틱하고 뭐랄까 좀 조잡해 보이는 카드였는데 이거 맞냐고 하니까 가져와 보라고 하셨음

가져와보니까 

'ㅇㅇ야 이거 뭔지 알겠어?'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할아버지 유품 정리하는데, 금고에 들어있던거다.'

뭔지 열어보니까 명절 카드였음 

1994년도에 나랑 동생이랑 쓴거 (지금은 20대 후반임)

'할아버지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만수무강하세요 사랑해요' (기억이 잘 안나서.. 대충 이런내용이었던 거 같음)

글씨도 비뚤비뚤 하고 맞춤법도 다 틀리고 심지어 '새해 복 마니 바으세요' 뭐 이런식으로 맞는게 하나도 없는 

카드였는데 십년이 넘는 세월동안 할아버지가 금고에다 소중하게 간직하고 계셨던거임 

뭔가 그 카드를 보는데... 울컥하면서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많이 보고싶어졌음... 

그래서 그냥.. 이런거 마음속으로 간직하고 있어도 되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여러사람한테 나누고 싶었음

나한테도 이렇게 나를 사랑해주는 할아버지가 있었고, 이 글을 보고있는 여러분도 분명 누군가한테 과분한 사랑 받고 있을꺼라 생각함

조부모님이나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엔 그분들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꺼임

물론 돌아가시고 나서도 모르는사람도 있을꺼라 생각함. 

하지만 나처럼 할아버지가 보고싶고 그리워도 돌아가시고 나면 이제는 더이상 볼 수가 없어지는건 사실인 거 같음. 

그래서 꼭 가족을 사랑하고, 곁에 있을때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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