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성경은 신화적이고 동화적이다. 성경에는 천사와 사탄이 나오며, 이런 것들이 현대인에게는 이질적으로 느껴지고
판타지 소설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경을 단순히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인간의 깊은 내면에는 그런 세계에 대한 갈망이 있다.
죄가 없고 빛으로 가득 차 있으며, 천사들이 뛰노는 그런 느낌.
나는 이 깊은 갈망, 혹은 독일 철학에서 말하는 고향상실감과 같은 것이 바로 실제로 그런 세계가 있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플라톤이 상기설이라 표현하는 이것은 바로 인간이 그런 세계를 갈망하는 것이 그것이 실제로 있기 때문에 라는 것을 입증하여 준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대해서 절망하고 현실과 당위의 괴리를 느낀다는 것이 인간에게는 이미 이상향이 현실보다 먼저 존재한다는 것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만약 인간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현실 뿐 이라면 그것에 대해서 절망해야 하는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동물은 현실과 당위의 괴리 때문에 절망하고 자살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