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게 글 읽다보니 구미호 이야기가 나오네요 ㅋㅋㅋㅋ으와 저도 구미호 이야기 들은게 몇개 있는데
그중 제가 가장 무서웠다고 생각되는 걸 풀어볼게요
본문은 음슴체 갑니다
시골에 농협창고라고 커다란 창고가 있음. 벽은 노란색이고, 지붕은 초록색인 낡은 창고인데
그 주변에 집이 몇채 있음.
그 중에 우리집이랑 교류가 있던 집이 있는데 그 집을 창고집이라고 부르겠음
창고집은 조금 가난한 집이었음
찢어지게 가난한건 아니고 그냥 하루벌어 하루 먹고 사는 정도
그런 창고집의 살림이 조금씩 펴갈때쯤 마을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음
그저께 죽은 김씨 할아버지네 무덤이 파헤쳐져있다던가,
마을 어귀에서 자꾸 여우 소리가 들린다던가
하여튼 소름끼치고 기분나쁜 소문이 자주 들림.
그래도 창고집은 마을에서 조금 안쪽에 있고, 또 산이랑도 멀어서 별 관심을 안가졌다고 함
그런 소문이 두어달 갔을때 쯤일까,
한 날 밤에 창고 할머니가 소변이 엄청 마려웠다고 함
근데 옛날 시골집은 아무래도 화장실이 밖에 있으니까 조금 무서움
어른이라고 하지만 무섭기도 하고 느낌도 쎄해서 창고 할매가 좀 망설였다고 함.
문을 열면 손주들 쓰라고 놔둔 요강이 있는데 그걸 쓸까 하고 고민하던 차에
문에 그림자가 비쳤다고 함
옛날 시골 초가집은 보통 창호지를 쓰니까
그 불투명한 창살 사이로 그림자가 설렁설렁 보임
그림자 형태로 봐선 여잔데 묘했다고 함
한복 사이로 보이는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정체를 알수 없는(그림자로 보니까)물체가 살랑살랑 움직이고
그 넓지 않은 마당을 사박사박 걸어다니는 발소리 하며,
그림자로도 느껴지는 교태 하며...
할머니가 한참을 그림자를 보고 있는데
그 그림자가 말을 하더라고 함
"할머니, 할머니. 저예요. 문좀 열어주세요."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소리가 뭔지 알것 같더라고, 할매가 말씀해주셨음.
그만큼 엄청 예쁜 목소리로 할머니를 간드러지게 부르는데
무심결에 문고리를 잡고 열려고 했음
근데 눈을 감고 자던 창고 할배가
"XX(창고할매 이름)아, 니 그 열면 죽는디. 니 죽는디. 열지 말그라."
라고 말해서 할머니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방에 있던 수저로 문고리를 콱 잠궜음
다행이도 그림자는 방안으로 못들어오는건지
신발을 올려두는 돌 위에 올라와서 할머니를 계속 부르면서 대청마루를 긁었다고 함
그 야밤에, 달빛으로 그림자가 뭘 하는지 보는데
마루를 득득 듥으면서
"할머니~ 문열어주세요. 밖은 너무 추워요. 할머니, 문열어주세요"
이러는데 할머니가 너무 무서워서 문고리만 잡은채 달달 떨었다고 함
그렇게 떨고있는데
새벽 첫닭이 울자마자
그 여자가 찢어지는 비명소리를,
"꺄악!!"
하고 내더니
마루에서 떨어져서 공중제비같은걸 두어번 돌았다고 함
그리고 여우 우는 소리, 실제로 들으면 소름끼치는
그 깨갱 하는 소리를 내고는 담넘어로 훌쩍 사라졌다고 함
아침이 된걸 깨달은 할머니가 문을 살짝 열고 보니까
마루는 짐승 손톱 자국이 가득했고
좁은 마당에는 여자가 쓸고 지나간 길이 있었다고....
ㅎ 이야기 잘 읽으셨나용...?
다음에는 범 이야기 해드릴게요.
안녕히 주무세요, 공게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