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뚱뚱하다. 얼핏 스쳐 지나봐도 저 여자 뚱뚱하구나라는 걸 대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뚱뚱하다.
다이어트를 안해본 것은 아니다. 한약을 먹으며 어느 정도 성공을 해서 평범에 가까운 몸매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약을 끊고 근력 운동도 하지않던 나에게 요요현상이 온 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걱정하지 않았다. 살 뺐었으니까 다시 뺄 수 있을거라고.
하지만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시 운동을 하고 식이요법을 해서 몸무게를 줄이면 어느순간 헤이해져서 폭풍 요요가 찾아온다.
또 맘 먹고 운동하고 다시 느슨해지고...
이것이 반복되니 몸은 살이 더 빠지기 힘든 체형으로 변했다.
이번엔 독한 마음을 먹었다. 비싸서 염두를 내지 못했던 퍼스널트레이닝을 받기로 한 것이다.
비싼 돈을 낸만큼 열심히 했다. 운동도 꼬박꼬박했고 100% 지킬 순 없지만 식단도 최대한 맞추려고 했다.
열심히 3주를 했다. 몸무게도 몇키로 정도 감량이 되었다.
그 사이에 제주도 여행을 갔고 그때난 교통사고로 근 2주간 운동을 쉬었다.
그리고 다시 운동을 시작한지 2회차인 오늘...
오늘 운동은 미칠듯이 힘들었다. 그 전에 했던 운동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힘들었다.
관장님이 강도를 높이기도 했지만 2주간 쉬었던 몸이 적응을 다 하지 못했나보다.
토할 것 같았다. 속이 울렁거리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했다.이걸 해야 나도 예쁜 몸매를 가질 수 있다며 비명을 지르면서도 했다.
하지만 내가 왜 이렇게 힘들게 고생해야하나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먹고 게을러서 찌운 살들이니 어느 누굴 탓할 순 없지만 서러웠다.
남들이 보면 그리 높지 않은 강도의 운동에 소리를 질러대는 것이 쪽팔렸다.
내 옆에선 날씬한 여자 둘이서 꺄르르 웃으며 운동을 했다.
너무 괴로웠다. 살찐 내가, 저 날씬한 여자애들 앞에서 괴성을 지르고 있는 내가...
저 여자애들은 얼마나 나를 비웃고 있을까. 추하다고...
그래 이건 내 자격지심 일 수 있다.
하지만 날씬한 것들은 내 마음을 절대 모를 것이라는 생각에 서러움이 복받쳤다.
악 다물었던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고 표정은 찌그러졌다.
미칠듯이 힘들었다. 운동보다는 내 몸뚱아리가.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그간의 설움이 밀려왔다.
내가 날씬했다면 그 자식이 나를 막대하고 무시했었을까?
다이어트하고 있는데 살은 왜 안빠지냐고 비웃던 주변의 사람들 얼굴도 떠올랐다.
힘들다 정말 죽을만큼 힘들다. 아니 죽고 싶다.
이렇게 무시당하면서 살던 세월이 억울하다...
웃기다. 죽을 용기도 없다
제길 그래, 너 죽고 나 죽자.
살 빼서 나 비웃던 것들 다 벙찌게 만들꺼야.
어디 실컷 비웃어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