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말년휴가 복귀차 들렀던
부대 앞 사방거리 만두집...
만두집 아줌마가
군인 신분이었던 내 눈에는 김태희로 보여
주머니에 있던 전재산 7만원을 탈탈 털어
무엇인가에 홀린 듯 만두를 샀었다...
7만원어치의 만두를 찜통에 넣고 찌는 시간은
상당히 길었기 때문에...
나는 천천히 세밀하게 그 아주머니를 바라보았다.
'왜...내 군복무 2년동안 보이지 않다가
이제야 모습을 드러낸 것일까?"
여러가지 생각에 잠긴 채
얼이빠진 채로 바라보다가
찜통을 바라보고 있던 만두집 아줌마와
시선이 마주쳐버렸다.
의례 젊은 청춘들이 보이는 호기심일것이라 치부했는지
아니면 7만원이나 되는 거금을 썼기때문인지
반쯤 속옷이 비치는 옷차림에
어울리지 않는 청아한 목소리로
"후배들 만두 사주시는구나? ^^~"
라고 물어보았다.
야속한 찜기는 부대복귀가 임박했음을 알리며
김을 뿜어댔고, 사방거리 만두집 아줌마는
보일듯 말듯한 시선을 감추며
주방 옆 쪽방에 반쯤 몸을 눕히고 있었다.
7시 이전까지 꼭 진중차량을 타고 부대를 복귀해야하는
전역대기자와의 묘한 외줄타기를 즐기는 듯한
시선을 뒤로한채...
바리바리 싸든 만두상자를 건내받고 돌아나섰다...
무심하게도 진중차량을 기다리는 동안
비는 억수같이 쏟아져 결국 차량운행이 중단되어
나는 부대에 복귀하지 못하고 하루를 대대에 잔류해야했다.
습하고 더운 날씨덕에 내 7만원어치
만두가 상할까 두려워 낯짝한번 못본 대대아저씨들에게
선심이랍시고 내 만두를 나누어 준 채 한여름 밤의 야릇한 추억은 잊혀져 갔다.
그리고...
오늘 나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셨던
아버지와의 술자리에서 어렴풋하게 잊혀졌던 그 만두집 이름을 듣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