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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렸을 적에....
게시물ID : panic_636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히닥히닥
추천 : 20
조회수 : 1784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4/02/02 18:01:42
다른 사이트에도 한 번 올린 적이 있는 내용인데요. 앞에 구미호 내용을 보고 생각나 다시 올려봅니다.
 
제 아버지는 어려서 엄청 두메에 사셨습니다.
 
경남 합천이란 곳에 있는 가야산쪽에요...
 
저도 어릴 적 갔을 적에는 대한민국에 아직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로 시골이더군요....

그래도 현재는 제법 문명적인 마을 느낌이 듭니다. 물론 여느 시골처럼 젊은 사람들

은 다 도회지로 나가서 어른들만 계시지만 그래도 자동차가 들어가니 현대화 많이 되었죠.


하여튼 아버지가 한 너댓살 쯤 되셨을 때입니다,

한 밤 중에 갑자기 눈이 뜨져서요 잠이 안와 뒤적이고 계시는 데, 밖에서 여러 사람이 모

인 떠들썩 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시더군요.

처음엔 조용히 와글거리는 소리더니 점점 커지면서 가까운 곳에서 들리기 시작하셨

다 합니다.


뭔 소린가 싶어 귀 기울이는데 별안간 외양간 소와 돼지가 갑자기 깩깩 거리며 난리났

고..무섭다기 보담 호기심에 뭔 소린가 와글거리는 소리 가만히 들어보니 왜 예전 우리나라 상여 소리 있잖아요.
 
앞 사람이 '지금가면 언제오나' 어쩌고 저쩌고 선창하면 뒷 사람들이 위이 워이 워어야~하는 거..

완전 똑같이 그런 소리내며 방울소리까지 그대로 들렸다 하셨습니다.

왜 가끔은 그런 적 있잖아요. 지금도 상여차가 지나가면 왜 그런지 무서우면서도 시선

이 슬슬 그 쪽으로 향하는...


아버지도 야밤에 하는 장례식 두려우면서도 야간 장례식 엄청 구경하고픈 욕망에 나갈려고 하는 찰

나, 언제 오셨는지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방으로 강제로 밀어넣어시고 "니 죽을라꼬 그라

나?  정신 차리라" 하시덥니다. 그러고 난 후 뜰에 나가셔서 밖으로 향해 가라고 당장 호통을 쳐셨죠. 


현재 고인이신 할아버지는 키도 당시에는 엄청 크신 180cm 이시고 마을 씨름 장사

였죠. 형제들이 다 덩치가 있으셔서 마을에서 힘으로는 둘 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

하여튼 할아버님 호통에도 불구하고  소리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 상여소리 흉내만

커지고.밉살스럽게 비웃는 듯이...

그 때 마침 이웃에 사시던 큰할아버지도 일으나셨는지 함께 호통을  치셨답니다.

이놈들 안 가면 모조리 죽여버리겠다는 호통 소리...


두 분 목소리 정말 장난 아니라서 온 동네가 울릴 정도였답니다. 계속 두 분이서 호

통치시니  소리들이 점점 사그라지면서 조용해 졌다 하셨습니다. 사람이 둘 이상 이러는

걸 판단한 나머지 슬슬 꽁무니 뺀거죠.


예로부터 이 마을에 가끔 여우가 떼지어 이런식으로 사람 불러내 죽이곤 했답니다.
 
이 날은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울 아버지가 목표였나 봅니다.
 
아버지께서 여우떼들이 사람 흉내내는 소리 첨이자 마지막 들은 거구요.

근데 희한한 것은 직접 여우떼들 본 사람은 마을 누구도 없었다고 합니다. 단지 오래전부터 여우떼들이 간

혹 사람 흉내 내는 거라고 전부터 전해져 오기만 하고...소리가 나면 다음날 심장이나 기타 내장들이

뜯긴 시신이 종종 발견되 여우들일 꺼라고 말들을 했다고 합니다...

하긴 누구라도 직접 나갔다간 완전 홀려 그 자리에서 뜯어 먹힌 시신들을 보고 아!여우

나.판단했던 것이겠죠. 한편 의외로 생각하면 전혀 다른 무엇인가에 의해설 수도 있는데 말이죠.
 
이 말고도 외할머니도 여우  같은 짐승이 흉내내는 소릴 들으셨던 적도 있고....
 
지금은 문명 발달로 정말 전설의 고향같이 느껴지겠지만, 당시는 은근히 이런 일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지금도 가끔 이 말 나오면 진지하게 말씀하십니다. 알 수 있잖아요. 옆에서 보면 거짓이 아니고 진짜 무언가 겪은 표정을요.
 
지어내 꾸미신 건 아니라고 저는  믿고 있거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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