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철 안들다가 운좋게 취업해서 아둥바둥 삼년째 집에 걱정 안 끼치고 제대로 살려고 노력했건만, 이놈의 몸뚱아리는 한순간도 날 가만두지 않는다. 이십대초 황금같은 시기에 난치성 질환 강직성 척추염 진단받고.. 평생 짊어갈 병이기에 한가족의 가장이라는 자리는 내 몸뚱아리로는 도저히 감내할수도 없고, 내 가족이 될 사람에게도 죄를 짓는 짓이라 생각하여 조심스레 결혼을 얘기하는 그녀와도 속사정은 말 못한 채 이별해야했다.. 맘을 추스리고 다시 열심히 살아야지 다짐했지만 갑자기 눈이 아프고 충혈되길래 별 거 아닌 맘으로 안과에 들렀더니 정말 상상치도 못했던 병명을 듣고야 마는구나...포도막염..이 병 또한 평생 재발을 거듭하며 결국엔 실명에 이른다는데... 지금 당장 엉엉 울고 싶은 심정이지만 눈에 안좋을까봐 울지도 못한다.. 눈이 침침해 타자치기도 힘든 내 신세가 미치도록 서글프고 그 어느때보다 지금 이 순간이 외롭다... 또 다시 살기 지친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