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경찰, 직무집행법 개정 안되면 경범죄 적용 추진

경찰이 불심검문에 응하지 않는 시민을 경범죄로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지난 17대 국회 때부터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개정해 불심검문에 응하지 않는 이들을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인권침해 논란에 휩싸여 이를 중단한 바 있다. 18대 국회에서도 경찰은 2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 형에 처할 수 있는 직무집행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이번에도 무산될 경우 최대 10만원의 벌금이나 과료를 무는 경범죄처벌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처벌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폭행이나 협박이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따라다니거나 전화·전자우편 등을 보내며 괴롭히는 행위도 이른바 스토킹 행위로 보아 경범죄로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운전면허로 가능했던 오토바이 운전도 반드시 따로 이륜차 면허를 따도록 하고, 과태료도 신용카드로 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13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경범죄처벌법과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등 개정 방안이 담긴 규제개혁 과제를 마련해 총리실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이번 규제개혁 과제를 통해 뱀 진열행위나 굴뚝 관리 소홀 등 과거 단속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현실적으로 필요 없게 된 규제들은 대폭 삭제하고, 최근 규제 필요성이 커진 항목도 신설해 경범죄 항목 등을 전반적으로 정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불심검문 불응 처벌 추진과 관련해서는 직무집행법 개정을 통해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이게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경범죄 처벌 조항에라도 포함시킬 수 있지 않으냐는 수준에서 검토 중인 것”이라며 “앞으로 진행될 직무집행법 개정안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추진 중인 개정안과 별도로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도 지난달 20일 경찰의 ‘불심검문’을 ‘직무질문’으로 이름을 바꾸고, 그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을 국회에 냈다. 석진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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