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슈퍼스타K 비틀어 보기
게시물ID : star_1894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릴케
추천 : 1
조회수 : 37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9/27 21:11:26
블록버스터 시리즈로 제작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 <헝거게임>이라는 할리우드 영화가 있다. 수잰 콜린스가 쓴 동명의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폐허가 된 미국이 ‘판엠’이라는 권위주의 국가로 변한 미래를 배경으로 삼는다. 판엠의 모든 부는 수도 ‘캐피톨’에 집중되어 있고, 주변의 ‘구역들’은 이에 대항하여 반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이를 철저히 진압한 ‘캐피톨’은 자신을 제외한 열두 구역에서 10대 남녀 청소년 두 명씩을 뽑아 이들 스물네 명을 한곳에 모은 후, 마지막 하나가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 죽이는 게임을 연례행사로 개최한다. 리얼리티 쇼로 제작되어 전국에 실시간 방영되는 이 게임의 이름이 ‘헝거게임’이다.

헝거게임의 구조는 반란의 역사를 지우고 지배를 공고히 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장치가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문화적 수단임을 드러낸다. 캐피톨 시민들의 열광은 다른 구역의 청소년들에 대한 생살여탈권을 자신들이 가진다는 가장 원초적인 권력욕의 충족에서 온다. 한편, 자식을 헝거게임에 보낸 구역 주민들은 자기 구역의 승리를 응원하며 이 구조의 공모자가 된다. 헝거게임에서 승리한 단 한 명에게 주어지는 셀레브리티의 ‘보상’은 헝거게임에서 죽은 이들을 망각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헝거게임을 벌이는 이들이 10대 청소년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청소년은 대개 지배적 구조를 유지하는 데 이용되는 가장 핵심적인 수단이다. 청소년끼리 경쟁을 시킬 때, 권력은 사실 청소년이 아니라 그들이 상징하는 것, 즉 ‘미래’ 자체를 손아귀에 넣는다.

최근 다섯 번째 시즌이 방영 중인 <슈퍼스타 케이(K)>는 한국판 헝거게임이라 할 만하다. 매 시즌 200만명에 육박하는 이들이 가수가 되겠다고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단연 10대와 20대의 젊은이들이다. 전국에서 모인 지원자들이 경쟁을 벌인 후 50명 안에 든 이들은 한국의 ‘캐피톨’인 서울에 모여 다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그중 10명이 남은 다음에는 매주 이들을 떨어뜨려 결국 셀레브리티로 등극할 최후의 1인을 가려낸다.

이 프로그램은 사실 ‘슈퍼스타’를 뽑는 것이 아니다. <슈퍼스타 케이>가 진짜로 뽑는 것은 심사위원이라는 ‘어른’의 지도와 텔레비전을 보는 ‘대중’의 취향에 맞춰 자신의 음악과 개성을 열심히 바꿔가는 젊은이다. 자기 세계를 고집하는 지원자는 호통을 들으며 탈락하고, 결국 남는 이는 모든 대중이 사랑하기에 ‘불편 없는’ 젊은이, 능력과 매력과 사연까지 두루 갖춘 순응적 젊은이다. ‘반란의 가능성’은 이렇게 지워진다. 이 젊은이가 셀레브리티가 되는 마법의 순간, 다수의 젊은이들을 ‘잉여’로 만들어내고 있는 이 사회는 자신의 무책임함에서 벗어난다. 가장 뛰어나고 순응적인 젊은이를 뽑고 나머지를 폐기시키는 헝거게임은 <슈퍼스타 케이>에서, 입시 시험장에서, 기업 면접장에서 끊임없이 이어진다.

서바이벌을 해야 하는 상황을 사회 전체의 문제가 아닌 개인 능력의 경쟁으로 치환시키는 헝거게임이라는 이 문화적 장치의 유행은 무한경쟁이 유일하고 정당한 법칙이 된 사회에서는 자연스럽다. ‘전쟁이 평화다’라는 빅브러더의 ‘뉴스피크’가 환기하듯, 전쟁을 상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전쟁만이 유일하고 정당하며 매력적인 수단임을 지속적으로 일깨울 필요가 있다. ‘기적을 노래하라’라는 <슈퍼스타 케이>의 슬로건은 실은 ‘서바이벌을 수용하라’라는 뉴스피크다. 이 시대의 대중문화가 하는 가장 중요한 과업은 바로 이것, 즉 젊은이로 하여금 서바이벌 게임을 삶의 법칙으로 수용하게 만드는 일, 긍극적으로는 반란 없는 미래를 손에 넣는 일이다.

문강형준 문화평론가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04883.html


기사중 이 구절이 인상적이네요

"<슈퍼스타 케이>의 슬로건은 실은 ‘서바이벌을 수용하라’라는 뉴스피크다. 이 시대의 대중문화가 하는 가장 중요한 과업은 바로 이것, 즉 젊은이로 하여금 서바이벌 게임을 삶의 법칙으로 수용하게 만드는 일, 긍극적으로는 반란 없는 미래를 손에 넣는 일이다"

경쟁을 부추기는 측면이 과도하게 부각 된 면이 없지 않아 있군요

서바이벌.......생존 혹은 살아 남기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