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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후임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6369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eio
추천 : 70
조회수 : 4815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2/26 23:46:51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2/26 21:33:36

같은 달 전입온 세명의 후임이 있었다. 이등병이 하는 일이 다 거기서 거기지만 군대도 사람사는 곳이라 결국은 

서로 비교되기 마련이었다. A와B는 처음 전입올 때 잘하지도 그렇다고 그렇게 못하지도 않는 전형적인 이등병의 

모습이었지만 C만은 좀 달랐다. 뭔가 의욕은 굉장한데 항상 그 의욕만큼의 성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그 C에 관한 이야기이다. 


전술훈련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였다. 항상 훈련에 목숨을 걸던 대대장 덕분에 우리는 평소에도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훈련을 했고 훈련을 겪어본 적이 없던 후임들은 당연히 뒤쳐질 수 밖에 없었다. 졸지에 구멍이 세개나 생긴 덕분에 

훈련에 차질이 있을까 우려한 소대장은 결국 고참 하나를 붙혀 훈련전까지 모든걸 완벽하게 숙지하게 만들것을 

지시했고 소대 중간짬이었던 내가 바로 그 영광의 주인공이었다. 결국 훈련전까지 나는 그들의; 구몬선생님이 되어 이론부터

실습까지 하나하나 가르쳐야만 하는 입장에 처하고 말았다. 처음엔 짜증나기도 했지만 나에게도 선생님의 기질이 약간은

있었는지 나중엔 가르치는 맛이 약간은 들기도 했다. A와B는 그럭저럭 잘 따라오는데 역시 문제는 C였다. 그의 의욕에 비해

두뇌활동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뭘 가르쳐져도 잘 외우질 못했고 결국 선임들이 C를 데리고 훈련을 

할때면 자주 부모님의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그렇게 C는 조금씩 의기소침해져 가고 있었다. 


야외로 수색정찰을 나가던 날이었다. 이론만 외우다가 간만에 야외로 나왔기에 나는 이들을 테스트해보기로 했다. 훈련중 

휴식시간이 왔고 해변가에 앉아서 쉬고있던 ABC를 불러모았다. 그리고 위장크림을 하나씩 건네주고 말했다.


" 지금부터 위장을 실시해서 제일 완벽하게 한사람한테는 px이용권과 청소면제권을 주겠다. 10분준다. 실시."

"실시!"


그렇게 그들은 숲속으로 뛰어들어갔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슬슬 하나 둘 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적절한 위장에

옷 여기저기에 나뭇가지나 풀잎등으로 위장한 A와 B의 모습을 보고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C가 나타났고 

그 모습은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 슈렉이냐?"

"..네?"


어디 영화에서 봤는지 후임의 얼굴엔 빈틈없이 위장크림이 칠해져 있었고 얼굴을 넘어 상반신까지 칠해져 있었다. 야간에 

검은색으로 칠했다면 완벽한 위장이었겠지만 그 때는 대낮이었고 심지어 검은색도 아닌 녹색 위장크림이었다. 나름 머리를

쓴다고 숲색깔과 비슷한 녹색을 선택한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엔 슈렉 혹은 헐크 코스프레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의기양양하게 나타난 C의 모습을 보고 고참들은 모두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고 나는 미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너.. 지금 감마선에 노출된 것 같아.."

"....."

"다들 수고했고 C.. 너는 어서 너의 늪지대로 돌아가.."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반응에 C는 실망한 눈치였지만 그의 의욕과 노력을 높이 사 px이용권과 청소면제권은 C의 손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 이후 C는 고참들에 의해 한참동안 아침점호때마다 구령대에서 뛰어내리며 '헐크 스매시!'를 외쳐야했고 

취췸소등시 '헐크 소등한다! 우와아앙!'을 외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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