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맹기용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특히 이원복 셰프가 나오고 나서부터는 '전문적인 요리'에 대한 고정관념 같은게 냉장고를 부탁해를
보면서 생겼던것 같습니다. 예쁘고 아름다우면서 맛도 좋은 그런 고급 음식들. 못해도 십몇년에서 수십년동안 요리를 해온 내공들만 보면서
역시 훌륭한 셰프님들, 고급스러운 음식들! 이런 생각을 가졌었던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머니가 해주신 정성스런 밥상도 있지만, 동생이 아플때 오빠나 누나가 서툰 솜씨로 만들어 오는 죽도 엄연한 요리이며
남들이 보기에는 영 아닌 것 같은, 이제는 간도 안 맞고 보기도 별로 좋지 않지만, 손자를 위해 일부러 모든걸 해오신 시골 할머니의 밥상도
엄연한 요리일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요리왕 비룡이나 다른 요리 관련 만화같은 것들에서 보이는, 요리 솜씨는 다소 서툴고 모자랄지언정 먹는 사람을 생각하고 배려한
아이디어가 빛나는 요리를 내놓고, 이에 대해 칭찬 받는 신입 요리사....이걸 냉부 제작진이 생각한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잠깐 들었었습니다.
그러자면 당연히 나이가 어린 사람중에서 찾아야 할 테고 그런 와중에 방송계에서 보이는 그런 사람으로는 맹기용이 딱이었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나 이는 다시 역으로 맹기용의 등장이 역풍으로 부는 원인이 됩니다. 위에도 말했지만, 요리 솜씨에 있어서 다소 서툴고 모자란다는건
다른 셰프들, 특히 이원복 셰프마저도 40년 내공을 지니고 계셔도 카메라 앞이라 긴장하셨던걸 감안한다면 충분히 이해해줄 수 있는 사안입니다.
하지만 먹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됩니다. 대체 맹모닝의 어디에 먹는 사람에 대한 생각이나 고려가 있었습니까?
미국 교포 초딩 입맛과 꽁치는 대체 어떤 관련이 있던 건가요? 오늘 방송에도 특별히 보이는 거 없이 그저 욕을 안 먹기 위한 요리였더군요.
그렇다면 애초에 맹모닝이 아예 어긋났을지언정, 뭔가 컨셉이 있다거나 자기 자신만의 생각을 가졌던 요리는 아니었다는 추측이 가능해집니다.
혹시나 제작진이 오늘 내놓은 요리 같은걸 강요했을 수도 있지만, 그건 그것대로 역시나 제작진이 잘못한 것이겠지요.
시청자들, 아니 저는 냉장고를 부탁해를 그동안 보면서 물론 대결 컨셉에 시간제한까지 있었지만 가장 감명깊었던건 셰프들의 요리를 만드는 모습과
틈틈이, 아주 간간히 보이는 셰프들의 먹는 사람에 대한 생각이나 고려였습니다.
양희은씨가 나왔을때 이연복 셰프께서는 오늘 양희은 선생님께 요리를 대접해드리고 싶다고 하셨고, 허셰프도 평소 연예계의 요리사이신 양희은씨라도
드시지 못하셨을만한 요리를 내놓겠다고 하셨었죠.
대가들이니 그렇게 할 수 있다구요? 당장 오늘 상대인 김풍만 해도 평소 내놓던 인간적인 비쥬얼을 버리고 최대한 예쁘고 아름답게 요리를 만들던데요?
요리사란 남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직업이기에, 남이 받는 행복일지라도 그런 행복이 전해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은 흐뭇해지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전해지는게 행복이 아니라 다른 거라면 보는 사람들 또한 어떤 생각이 들까요?
되지도 않는 실드질은 관두고, 스스로 먹은 욕은 스스로 실력을 쌓아 극복하게끔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상 뻘소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