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볼로냐에 살고있습니다~ 연극쟁이인데 이탈리아 배우들이랑 작업하게 될 기회가 생겨서 열심히 작업하고,

연습하며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어제 총선이 끝나고 결과들이 나오면서 현지 분위기도 굉장히 뒤숭숭합니다.

같이 사는 이탈리아 친구는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숨을 푹푹 쉬면서 

'누군가 거짓말 하고있어... 다들 베를루스코니를 싫어한다면서 다들 그를 뽑아줘' 라며 우울해 하더라구요.

참고로 베를루스코니는 최악의 총리로 각종 스캔들이나 뇌물혐의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많은 비리들을 가지고있지요.

얼마전 이탈리아 배우들이랑 같이 밥먹으면서 총선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한 친구가 '난 투표안했어' 이러길래 제가 깜짝 놀라서 '왜?!'하고 물으니 '내 생각엔 달라질게 하나도 없어(나중에 대참사가 일어남...)' 라고 하더군요

그러자 옆에있던 이탈리아 친구가 '맞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수도 있지. 하지만 더 나빠질순 있어'라며 질타어린 말을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제가 '꼭 이겼으면 좋겠어' 라고 말해주니 '너희도 이번 선거 최악이였잖아? 독재자 딸 뽑지 않았어?'라고 하는데

순간 얼굴을 들 수 없어서 푹 숙이고 말았습니다. 하아.... 참...  뭐 주저리 주저리 설명하고싶지도 않고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뽑은거니 국민들이 책임져야지 뭐' 라고 해줬더니 그쪽도 씁쓸하게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베를루스코니집권하에 있었던 자신들의 모습을 추억했겠지요...

총선 결과는 혼란에 혼란을 더하고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조금 다른점을 찾았어요.

사실 이탈리아인들은 원래 한국사람들과 비슷하기로 유명합니다. 북부쪽으로 갈수록 도시화가 되어있고 사람들도 약간 도시스러운 반면, 남부로 갈수록 바다와 가까워 다혈질적이고 호쾌한 편이지요. 

근데 여기 사람들은 대부분 떠나려고 하더라구요 나라가 힘들어져가니... 아마 환경차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다른나라로 직업을 구하러 가거나, 살러가는 경우가 되게 많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나라로 가는게 우리나라에선 부산에서 대구가는것만큼의 개념정도니까요. 

하지만 우린 싸워야지요. 

현 정부의 잘못을 염원해선 안되겠지만 잘못을 염려는 해야죠. 그리고 다시 싸울 준비를 해야합니다. 

벌써 많은것을 잃었고, 또 잃을지도 모릅니다만.... 허나 다시 싸워야 함을,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것을 느끼게 됩니다. 

오유를 들락날락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글도 처음입니다만....이제 인터넷은 단순히 하나의 재미이자 취미의 공간이 아닌 듯 합니다,

예전 로마의 광장에 모여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집정관이나 귀족들에게 질타를 하는 시민들이 서있는 공간이 지금은 인터넷이지요.

여기에 글을 쓴다고, 여기서 화를 낸다고 아무것도 아닌게 아닙니다. 전 이곳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봅니다.

모두 힘냅시다.

쓰고나니 졸라 쓸모없는 얘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