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정해서 다시 올립니다~ 저번에 추천주신 분들 정말 ㅈㅅㅈㅅ;
1. 이명박의 탄생
2007년 쯤이었나, 한국 경제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었다. 대선을 앞두고, 한국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 논쟁이 분분했다. 좌파들은 그 때 노무현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었다. 노무현은 진퇴양난이었다. 왼쪽에서는 좌파의 비난에 직면했고, 오른쪽에서는 우파들의 물어뜯기를 마주하고 있었다.
좌파들에게 노무현의 기억은 끔찍했다. 낭자한 선혈, 굳이 표현하자면 지옥도 정도 될까? 노무현의 시위 탄압은 그야말로 워싱턴 컨센서스의 복제판이었다. 강도 높은 시위 탄압은 영국의 그 옛날 광부 노동자 탄압을 떠올릴만 했다. 사람들은 노무현에게 실망했다. 그리고 더욱 더 냉소로 돌아섰다. 소위 "진보정권"(좌파들은 결코 인정하지 않지만)이라 불리던 정권, 개혁을 해줄 것이라 믿었던 정권은 철저히 사람들을 배신했다.
이명박의 실용주의 - 탈정치 노선은 이런 면에서 사람들에게 매력적이었다. 기성 정치의 병신스러움에 신물난 사람들은, 이명박의 냉소에 가까운 정치관 - 탈정치 이데올로기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보수 - 진보의 대결이 아니라, 이념을 배제한 채 "실용"을 내세우는 정부. 냉소주의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이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여기에 이명박이 서울 시장에 있으면서 보여준 몇몇 실적은 그에게 후광을 더했다.
이명박은 노무현을 철저히 짓밟았다. 그는 노무현을 "실패한 정부"라 단정지었다. 뉴라이트를 비롯한 우익 세력은 "잃어버린 10년"을 외쳤다. 이명박은 이들을 등에 업었다. 그리고, 노무현을 지지한 수많은 사람들의 표를 쓸어갔다.
이명박은 철저히 노무현이 탄생시킨 인물이었다. 그것은 결코 상관관계로 정의될 수 없다 - 매우 분명하게 인과적인 산물이었다. 노무현의 과는 너무도 명백했고, 사람들은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를 외치며 이명박을 선택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이명박에게 짊어진 정치적 압박은 거세었다. 대운하 논란, 그리고 반값 등록금 논란, 더불어 숱한 말바꾸기까지. 이명박은 탄생부터 굉장히 이중적인 존재였다. 한 편에서는 기대를, 다른 한 편에서는 비난을 안고, 이명박 정권은 출발했다. 흡사, “누란지위”라는 표현이 적합할만큼, 이명박이 보여주는 이념적 좌표는 그의 미래를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했다.
어쩌면 이명박 정권은 탄생 초기부터 그의 미래를 미리 예고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제시한 것은 미래 비전이 아니었다. “경제 살리기”라는 당면 과제 뿐이었다. 이명박의 배신은 어쩌면 미리 예고된 것이었을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