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가 노인 관련 발언으로 곤경에 처했다.
문제의 발언을 2004년 정동영 의원의 노인비하 발언과 비교해보자.
“어르신들은 투표를 안하고 집에서 쉬셔도 괜찮아요. 왜냐하면 그분들은 앞으로의 미래를 결정할 분들이 아니니까요” (2004, 정동영)
“어르신세대는 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가장 많은 고통을 받고 있으면서도 불평등을 더 심화시키는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 잘한다고 지지하고 있다. 바꿔야 된다는 의지가 어르신들에게는 없다”(2015, 문재인)
정동영 의원의 노인비하 발언은 이후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왔고, 열린우리당은 그해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했으며 김한길 대표 체제가 붕괴됐다.
문재인 대표의 이번 발언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바꿔야 된다는 의지가 어르신들에게는 없다”는 부분인데, 이를 두고 노인비하로 매도하는 것은 지나치다.
새누리당이 이를 노인비하로 매도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새정치민주연합의 대응방식은 문제가 많다. 특히 이종걸 원내대표가 “문재인의 노인 발언,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밝힌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이건 그야말로 팀킬이며, 자폭성 발언이다.
문재인 대표의 이번 발언이 새누리당에게 공격의 빌미를 준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이번 발언을 계기로 세계 최고의 노인 자살율, 노인빈곤, 박근혜 정부의 노인공약 후퇴 등의 문제점을 폭로하면서 정부와 새누리당을 궁지로 몰 수 있는 기회였다.
문재인 대표의 발언 이후 새누리당의 비난 발언이 언론에 오를 때, 새정치민주연합이 침묵하거나 문제가 있었다는 식의 발언으로 스스로 위축되기 보다는 몇 몇 의원들이 문재인 대표 발언에 동조하면서 공격적으로 나섰어야 했다.
예를 들면 이렇다.
“세계 최고 노인 자살율, 새누리당이야말로 고려장 정당”
“문재인 대표의 발언은 틀리지 않았다. 우리나라 노인 자살율이 세계 최고다. MB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노인들의 복지를 심각하게 후퇴시켰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문재인 대표를 비난하기에 앞서 노인들의 높은 자살율과 복지후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새누리당이야 말로 고려장 정당이다”
모든 노인 월 20만원 기초연금 공약 후퇴, “새누리당은 불효 정당”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노인들에게 월 20만원씩 기초연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내년 양로원 냉난방비 예산도 정부는 모조리 삭감했다. 그래서 우리 당이 나서서 내년 예산에 반영시켰다. 현 정부 하에서 노인들은 희망이 없다. 새누리당이야 말로 노인절망당이다. 문재인 대표가 바로 그것을 이야기한 것인데 새누리당이 노인비하라고 주장하는 건 말도 안된다. 새누리당이야말로 불효정당이다”
이런 주장들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한 마디씩 해야 한다. 공세적인 대응으로 노인비하, 고려장 정당의 이미지를 새누리당에게 덮어씌우는 전략이 필요했다. 수세적 대응으로는 새누리당의 비난을 인정하는 꼴 밖에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