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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간 전투준비태세를 보고..
게시물ID : military_637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作心三日
추천 : 13
조회수 : 1155회
댓글수 : 43개
등록시간 : 2016/07/31 03:44:10
전방 공병부대에서 복무했습니다. 전역한지는 1년 반정도 되었구요.

 '시작과 끝은 우리가' 라는 교육을 거의 세뇌 당하다시피 했습니다.

부대 특성상 주특기훈련을 하는 날이면 선후임 할것없이 몸을 못가눌정도로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직 기억에 남는게.. 짬좀 차고 새벽에 담배피러 건조장올라가면 때때로 들려오던 사격소리.. 다음날 뉴스엔 아무소식도 안올라오고 간부들도 모르는 사격소리가 왜 그리도 무서웠는지 모르겠습니다.

겨울이 다가올때쯤 평소완 다른 소리에 아직도 환청이 들립니다. 동기들과 담배피고 있는데 몇시간정도를 내리 쏘더라구요. 사격하는소리가 산넘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어가는게 들릴정도로 전방위에서 들렸습니다. 정말 전쟁나는줄알고 그동안 동기들과 떨었던 기억이 나네요.

M60소리도 들렸고.. tnt인지 뭔지 폭발음도 들리고 확성기로 뭐라뭐라 하다 끄으으으악 하는 선명한 비명소리도 들렸습니다. 그때가 아마 새벽 2~3시 인걸로 기억합니다. 당직서는 동기랑 노닥거리며 깨있었거든요.

이러다 전쟁나는거 아닌가.. 내가 전사한다면 부모님이 자랑스러워 하실까.. 온갖 생각을 다 했습니다. 간부들은 상황전파 없다그러고 소리는 계속들리고.. 그렇게 새벽5시 5대기 비상과 동시에  진돗개였나 데프콘이었나 상황걸리고 전파사항이 기억안날정도로 멘붕이 왔었습니다. 다행히 몸이 기억하고 있었던 때라 애들챙기고 장간싣고 간편조립교 싣고 출발한지 20분만에 상황 종료로 복귀했습니다. 실제 상황은 처음이었고 새벽내내 떨어서 근 일주일정도는 일과 점호 열외로 쉬었던 기억이 납니다.

잠이 들락말락할때 포격소리와 중대장님의 상황전파 하는 소리가 자꾸 맴돕니다.

남혐이다 뭐다 군인이 무슨 할말이 있냐 하는 찌라시도 많이 봐왔고 대우못받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군인이 어떤 존재인지..

트라우마인지 안보교육때문인지 부모님께도 말씀드리지 못했었는데 언젠간 떨쳐버려야 할 기억이라 오유형님들과 공유할려고 써봅니다.. 이럴때면 정신이 없고 몸이 떨리는데 말 할 사람도 없고.. 잠은 오는데 잠들기직전에 또 들릴까 무섭기도 하고.. 해뜰때까지 기다렸다 자야겠습니다

오늘도 긴긴 밤이 될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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