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내일부터 시작합시다.
내가 매일 저녁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사 오는 떡볶이는 항상 1인분이었다.
집에 도착하면,다녀왔습니다-라고 말 하면서,
(여기서부터가 중요한데) 누나한테 들키지 않도록
아무런 봉지 소리도 내지 않은 채, 몰래 내 방으로 떡볶이를 들고 들어오는 것이다.
나는 정말 완벽했다고 생각하는데,
매번 떡볶이를 먹기 직전마다 누나가 난입.
-뭐 사온거야? 라며 떡볶이를 강탈해갔던 것이다.
결국 내 피같은 떡볶이를 나누어 먹는데 누나가 또 하는 말.
-아..씨. 너가 떡볶이 사와서 오늘도 또 다이어트 못하게 됬잖아.. 냠-
순수했던 어린 나이에 겪은 무자비한 연장자의 횡포...
나는 누나의 입속으로 안타깝게 찢겨들어가는 떡볶이를 보며 물었다.
-누나... 다이어트 안 할 거야?
그때마다 대답하던 누나의 한마디.
-음~
내일부터 시작합시다!
2. 브리스톨의 항구
어학연수를 하며 지내던 도시는 영국의 브리스톨이라는 곳으로,
그곳에 자리잡은 작은 항구에는 항상 다양한 어선이 정박해 있었으나
아무도 그 배를 타고 출항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영국에서는 해가 너무 빨리 져 버려서,(겨울에는 4시면 어둑어둑해져 버린다.)
그림을 그리다 말고 돌아갔다가,
며칠 후에나 생각나서 다시 가본 장소에는 그 모습 그대로 배들이 정박해 있어서 놀랐었던.
3.피렌체의 노을
이탈리아 여행에서 찾아간 도시 피렌체의 중앙에는, 거대한 돔(쿠폴라라고 부른다)이 인상깊은 두오모가 있었다.
좁은 골목골목길을 지나다가, 갑자기 나오는 넒은 광장과, 그 광장 중앙에 우뚝 솟은 거대했던 꽃의 성당..
르네상스가 피어나던 시절의 피렌체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나름 상상하며 꼭, 두오모 꼭대기의 전망대를 올라가봐야겠다고 다짐했었던
나였지만, 노을이 질 시간대가 다가오자 수많은 사람들이 대기줄을 서기 시작.
이러다가는 노을을 볼 수 없겠구나, 싶은 마음에 찾아낸 차선책은, 두오모의 종탑에 오르는 것이었다.
그리고 꼭대기에서 본 것은, 노을이 지기 시작하면서 황금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던 피렌체의 주광빛 지붕들과,
그 가운데에서 빛나던 거대한 쿠폴라...!
사실, 정작 돔의 꼭대기에 올라간 사람은 제일 아름다운 돔은 보지 못하는구나,
라는 당연하고도 어려운 진실을 깨달았던 날이었다.
여담이지만, 여행이 끝나고 한참 후에야, 냉정과 열정사이를 보았고 ( 배경이 피렌체이다.)
혹시 돔 위에 오르는 사람들은 누군과와 언젠가 그곳에서 만날 약속을 이미 했었던게 아닐까..라고 생각도
4.나에게 넌
친구는 실연당한 그 소년에게 말했다.
-얌마, 그래도 말야, 세상에 별처럼 많은 게 여자라니까-
내가 저번에 얘기했던 애 있지? 걔가 너 괜찮다더라.. 한번 만나보던지 좀 해라- 도데체가 넌..
친구의 위로에
소년은 씁슬하게 웃었지만
세상에 별은 무수히 많아도 태양은 오직 하나라는 사실을 말하지는 않았다.
5.voyage to the golden sea
황금빛 바다로의 항해
처음으로 가 본 오케스트라 공연.
고요한 무대 중앙에 선 지휘자가 손을 들어올리자 ,
바이올린 활들이 다 함께 튀어올랐고
첼로가 땅을 울리기 시작했다.
금관악기 현악기 목관악기 타악기.. 수많은 악기들이
쉴 새 없이 요동치는 가운데에서
그 모든 것을 조율했던 지휘자의 등은
태산과도 같이 무거우면서도,
선율에 흘러 날아갈듯 가볍게,
춤을 추었다.
춤.
음악에 몸을 맡긴 채 피어오른 춤-!
항해는 쉴 새 없이 계속되었고
공연장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 둘 승선하여 다같이 황금빛 바다로 흘렀다.
/평소에 취미로 그림을 자주 그리는데, 뭔가 이야기거리가 있을 때만 그림이 그려지는 편입니다 -_-;
허접하지만, 재미있게 봐 주시기를 ^_^
http://blog.naver.com/hongly8919
요건 여파심에 남기는 제 블로그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