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군대꿈을 꾸네요. 벌써 제대한지 4년이 흘렀는데
그리고 무조건 악몽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렇기 땜에 선명하구요.
저번에는 꿈이 시작되고 상가거리를 걷고 있다고 스스로 인지할 때 쯤
군용 활동복을 입은걸 알아챈 꿈의 상황에 의해서 '난 왜 이걸 입고 밖에 나와있지'하는 의문이 완성되고
활동복을 입고 휴가나온 식으로 점점 전개 되더군요. 개연성이 하나도 없는데 꿈에서 어렴풋하게
맘대로 퍼즐을 맞추려는 의식은 있나봅니다.
그리고 상가를 지나 지하철 타고 생활관에 복귀하는데 후임들이 친절하게 절 보더니
~병장님은 제대했는데 왜 생활관에 계십니까
이러더라구요. 저도 뭔가 잘못된걸 알지만 군대는 항상 잘못이 많은 곳이었기에
나도 모르겠다 하하
라고 말한 뒤 생활관에 누워 티비를 보는데
티비를 보고 있는 의식만 뜨고 마음으로는
난 그래 전역했는데 왜 다시 여기로 끌려온거지 뭔가 크게 잘못된게 아닌가?
하고 마음은 굉장히 불편하게 짓눌린 상태로 깼네요.
그리고 이번 꿈에선 아예 이등병이더라구요. 왜 내가 이등병이지? 옆에선 갈구는 햇병아리 선임의 언어폭력이 집요해
헛웃음이 나오는 광경이었습니다. 갈구는걸 무시하고 행정실로 향했죠.
중대행정실에 가니 아는 동기들은 병장 그대로구요, 중대회의를 하는 도중이었나봅니다.
저는 어눌한 말투로 충성, 이병 ~ 행정반에 용무있어 왔습니다. 라고 말해버렸습니다. 이병 오버로크를 붙힌 것에
불합리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외적으론 순응한 모습이었네요. 선임이 어눌한 말투를 지적해 또 갈구더군요.
제가 '아니 나 병장인데, 얘네도 다 알고..' 이러니까 그 갈구는 선임은 주위에 존재는 했지만 이내 흐릿해졌습니다. 꿈이란 참 신기해요.
중대장이 있길레 저 왜 이병인겁니까 물으니 표정과 시선과 말이 모두 하나되어서 확실한 형태는 없고 꿈의 설계속에 동화 되더군요.
꿈의 설계는 군대의 부조리한 것의 극치가 상상되면서 어떤 내부적 문제에 의해서 이병이 되어버렸다였습니다.
전 계속 부대 내에서 병장이었던 이병인 채로 서있었습니다.
'계급이란건 뭐지? 날 뭘로 물들이고 있는건가..'
거기에 굉장히 가위눌린 듯이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꿈에서 깼습니다.
예전 프로이트에 꿈의 해석을 읽고 꿈이란 과거에 기억이 미래에 나타나 어떤 모습으로든 환기시키고, 사라지는 것이란?
그런 비슷한 문구를 봤습니다.
꿈 해석을 못하는 제가 봐도 군 트라우마가 망라된걸 알겠네요.
저는 이 악몽을 꿈에서 잠시 접할 따름이지만
꿈을 깨봐도 우리나라 20대는 군대라는 실현된 악몽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네요.
제대하고 군대꿈 안꾸는 사람도 있을까요? ㅋㅋ
지금도 산속에서 누군가의 악몽이 생산되고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