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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게시물ID : sports_639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힐링텐트
추천 : 15
조회수 : 1094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4/02/12 15: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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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트와 쇼트트랙 경기가 열리는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iceberg skating palace)는 아름다운 외관을 지닌 아이스링크입니다.

또한 많은 우리나라 선수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국민들의
명암과 희비가 교차할 그런 공간이기도 하지요.

지난 9일 피겨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뒤에
저는 피겨 단체전이란 종목이 개최국에 금메달을 챙겨주기 위한 종목일 분이라는 글을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예상하셨고 아시는 바와 같이 단체전은 러시아의 압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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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러시아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선수에 대한 점수 퍼주기 논란이 있었고, 
구체적으로는 그녀의 러츠 및 플립 점프에 대한 
롱에지 판정 문제와 과도한 PCS 문제였습니다.

이에 더불어 프랑스 유력 일간지의 미국-러시아 점수 퍼주기 담합 의혹이 제기되면서
많은 분들이 제기하셨던 의혹들이 실체로 밝혀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4년마다 열리는 전세계인들의 축제,
운동선수들이 꿈의 무대로 여기는 가장 큰 스포츠 대회라는 미명이 있지만,
올림픽 만큼 정치적인 스포츠 대회 또한 없다고 하고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소치 동계 올림픽의 개최지 선정에서부터 대회가 열리는 지금까지
이번 올림픽의 정치적 슬로건은 강력한 러시아의 부활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푸틴의 정치적 야망과 러시아 국민들의 열망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성과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며
그 성과를 내기위해 많은 러시아 선수들은 피땀흘려 노력해 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목적 달성을 위해 부당한 입김이 개입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기록경기가 아닌 다른 어떤 종목들일 것입니다.

동계 올림픽 종목에는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을 비롯하여 
몇가지 심판채점에 의존하는 종목이 있지만
심판의 의지가 가장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종목
피겨 스케이팅임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여기에 더불어 번번히 잘못된 심판 판정으로 인해
쇼트트랙의 메달을 빼앗기는 수모를 당했던 우리로서는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펼쳐질 경기를 
마냥 편한 마음으로 지켜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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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계올림픽의 꽃이 마라톤이라면
동계올림픽의 꽃은 피겨스케이팅이라고 합니다.
또한 피겨 스케이팅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는 세부종목이
여자 싱글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의 추문 이후 신채점제 체제 아래서
세계 여자 싱글의 판도를 바꾸고 지배해 왔던 것은
전통의 피겨 강국도 아니고 자본의 힘을 보여줬던 일본도 아니고
한국 빙상계는 더더욱 아닐 뿐더러
김연아라는 천재적인 한 개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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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연아의 등장을 보수적 피겨계는 결코 인정할 수 없었을 겁니다.
처음엔 억지로라도 끌어 내리려 했었고 그것이 통하지 않자
주니어 시절 라이벌이었던 마오를 내세워 몰락시키려 했지요.

이러한 과정은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다들 알고 계실테니 생략하지만
그 모든 음모와 계략들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연아가 전세계를 호령했던 지난 세월이
피겨 강국과 그 관계자들에게는
아마도 잃어버린 10년과도 같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잃어버린 10년의 마지막 무대인 소치에서
그들은 피겨 강국의 부활과 새로운 판짜기에 돌입한 것입니다.

이번 시즌 연아가 부상을 입지 않고 
그랑프리 대회를 소화해 냈다면 
아마도 그들의 새로운 판짜기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예컨대 연아가 보여주는 프로그램의 완성도와 점수에 따라
그 나머지 선수들의 점수 또한 순차적으로 끌어 올려졌을 것이며
이 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가려냈겠지요.

허나 그들의 계획과는 달리 연아가 그랑프리에 불참하게 되면서
아직 본선 경쟁력이 검증되지 않은 러시아 신예들에게 메달리기 보다는
적어도 풍부한 경력(PCS 상으로도 잇점을 갖는)을 자랑하는 마오에게 
마지막 무대를 열어 주려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러나 지난 벤쿠버 때의 비비기 트악조차 성공하지 못하는 
마오에 대한 시선은 싸늘하게 식어 버렸고
오히려 러시아 국내 대회와 유럽 챔피언전을 통해
적어도 일반 대중들에게는 열렬한 지지를 얻었던 율리아에게
그 인기에 타당해 보이는 점수를 만들어 주며
그녀를 새로운 세대의 아이콘으로 만들어 냈던 것이라고 봅니다.

피겨 단체 여자 싱글이 끝나자 이러한 계획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언론 플레이를 통해 노골적으로 드러났고
심지어는 나디아 코마네치를 연상케 한다는 무리수를 둬가며 열을 올리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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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율리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단순히 자국 올림픽 대회의 후광을 입은
단편적인 사건으로 해석하고 그녀가 연아의 새로운 적수로 떠올랐다는 식의 
유럽 언론들의 언론 플레이를 인용하여 기사를 쏟아낸 국내 언론도 참 답답합니다.

한편으로는 이 과정 속에서 마오는 이제 용도 폐기된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깝고도 조심스런 추측을 하게 됩니다.

어쨌든 우리는 구체적인 사실이 아닐지라도 
속속들이 드러나는 정확적 근거들과 
율리아를 스타로 만들기 위한 외신들의 언론플레이 때문에
자칫 연아에게 있을지 모르는 부당함을 염려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아와 팬들이 바라는 아름다운 선수 생활의 마무리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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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드디어 김연아 선수는 김해진, 박소연 선수와 함께 러시아로 떠났습니다.
이렇게 밝은 미소와 함께 말이죠.

소치에선 이미 피겨의 미래를 짊어질 나이 어린 스타가 탄생했습니다.

그녀의 프로그램 수행 능력이나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피겨계에서의 지배력을 다시 찾고 싶어하는 유럽피겨계와
강한 러시아 재건의 아이콘을 갖고 싶어 하는 푸틴에 의해
만들어진 나이 어린 스타가 탄생했습니다.

그러나...

위대한 지휘자 토스카니니의 명언을 빌어 보자면
"스타는 태양이 뜨면 사라진다."는 것이 제 글의 결론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는 태양이 뜨고
스타들은 그 빛을 잃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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