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에 쓴 커밍아웃글 베오베 갔어여 추천주신 799분 감사드립니다
2주전 발렌타인데이에 썻던 글에 이어서 써보려고 합니다
오늘 애인이랑 사귄지 1500일째 되는날입니다 축하해주세여!
오유님들 축하좀 받고싶어서 이렇게 한번 써봐여
(게이커플이니 염장이라 생각말고 자비좀 부탁드려요!)
4년넘게 사귀는동안 서로한테 너무 익숙해져서 이제는 헤어지지도 못해여
이게 정인가봐여 진짜 미운정 고운정 너무 쌓여버렸네여
처음 사귈때부터 이름 안부르고 애기야 망망아 하고 애칭으로 불러서
가끔은 애인이름을 잠깐잠깐 까먹기도 합니다
오늘 1500일이지만 애인이 군인이라 만나지는 못합니다
내일모레 4일 월요일에 일병정기 휴가 나온대서
월요일부터 일주일 내내 같이 놀기로했어여
오랜만에 만나는거라 해야할일이 너무너무 많아여
피씨방가서 디아블로도 해야되고 롤도 해야되고 카오스도 해야되고
동네 전도사 형님한테 애인 인사시키고 술도 얻어먹어야하고
목욕탕가서 물놀이하고 애인 때도 밀어줘야되고
동물원이랑 대공원 놀러가서 사진도 찍어야하고
친누나한테 놀러가서 커피도 사달라고 해야대고
복성원 가서 잡채밥이랑 볶음밥도 먹어야하고
(복성원! 인터넷치면 바로 나와여 정말X100000 맛있음 집에서 걸어서 5분거리)
부천역 나가서 가츠동이랑 나베우동도 먹어야하고
그리고 제방에서 팔배게해주고 손만꼭잡고 잠도 자야되여
(야밤에 대참사...가 일어나겠죠...?)
두달만에 보는거라 너무 두근거려요
우리누나는 저보다 제 애인을 더 예뻐라합니다
누나는 애인한테
“대체 내동생 머가 좋아서 만나냐 이해불가다 니가 너무 아깝다”
“어릴때는 그렇게 말도 잘듣고 이쁘던놈이 저렇게 역변할 수가 있냐”
(누나가 작년부터 엄마예여 저에게 지금은 엄마와 같은존재)
애인은 저한테
“누나 말좀 잘들어 바보야 세상에 저런누나가 어딨다고 맨날속썩이냐”
“너 누나말 안들으면 다음부터 잘 때 쓰담쓰담 안해줄 거야”
이런식으로 같이 만나면 저는 양쪽에서 혼나기 바쁘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저보다 두 살어린 애인에게 잡혀살고 꼼짝도 못하지만
저의 커밍아웃을 이해하고 축복하고 웃으면서 함께 해줄수 있는
누나를 비롯한 주변의 모든 사람들 때문에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4년동안 단한번도 비싼선물 해준적 없습니다 제가 이녀석에게 해준 선물은
그냥 갑자기 보고싶을때 1시간반 전철타고 알바하는곳에 찾아가서
놀래켜주고 펜으로 쓴 편지한통 건내주고 집에오기 (미리 연락안하고 몰래갔어여)
500일선물로 컴퓨터 모니터만한 크기의 십자수 일주일동안 떠서 선물하기
(애인이 만화 심슨을 좋아해서 바트 자수떠줬어여)
감기로 아플 때 밤새가면서 간호해주기 등등 이런것들 뿐이었습니다
사랑은 성별이나 외모나 능력이 아니라 진실된 마음과 정성인거 같아여
너무 걱정하지 마세여 저같은놈도 이렇게 오래 연애를 하고있는데
오유분들은 너무 착하고 멋지고 예쁜분들만 있으니깐 조만간 sky!!!
애기야 휴가 빨랑 나와 형아 기다리다 목빠지겠어
아 저번에 다못쓴 짧은 커밍썰 하나 풀꼐여 100%실화임
애인이 처음사귈때는 수줍음 많아서 제얼굴 쳐다보지도 못하고
일일히 존댓말쓰고 “형아 형아”하면서 귀여웠는데
사귀고 1년정도 지나면서 반말하고 갈구고 제가 잡혀살기 시작할시점
자주 다니던 피씨방에 새로 여자 알바생이 왔는데 정말 이뻤어여
게이인 제가 봐도 피씨방 알바하기엔 아깝다고 생각할만큼 정말 이쁘더군여
거의 매일 가다시피 했으니 항상 마주쳤고 저는 상관없이 게임만했는데
그 누나가 유독 저한테만 친절했어여 다른 남자들이 정색하고 쳐다볼만큼
저한테만 상냥하게 웃으면서 얘기해주고 뜬금없이 이런저런 질문하고 그랬어여
그러면서 점점 친해졌고 피씨방 갈때마다 게임하기전에 30분씩 수다떨만큼 가까워졌고
그날도 카운터에서 웃으면서 장난치고 이런저런 얘기하고 그랬는데
“누나 나 애인있어 1년넘게 만나고있음”
“야 거짓말마 여자친구 있는놈이 그렇게 게임만 주구장창하냐”
“진짜야 요즘에 걔가 바빠서 자주 못만나는거야 다음주에 부천에 놀러올꺼야”
“그래 머 데리고 놀러와라 사장님 없으면 음료수 하나 챙겨주마”
“아 그리고 여자친구는 없어 애인만있어 애인”
“미친놈 여자친구 아니면 파트너냐”
“아니 그런건 아니고 암튼 여자친구 아니야 애인은 맞아 그렇게만 알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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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야 설마 지금 내머릿속에 지나가는 그건 아니겠지?”
“글쎄 아마 누나 머릿속에 지나가는 그게 맞을꺼야”
이렇게 얘기하고 며칠후에 애인이랑 같이 피씨방가서 누나한테 소개시켜줬는데
내가 친근했는지 만만했는지 아니면 그 누나 성격이 쏘쿨한건지 애인을 보자마자
“안녕 반가워 얘기 많이 들었어 생각보다 꽃미남이네”
생각보다 누나 반응이 너무 아무렇지 않아서 재미가 없었어여
그이후로 애인까지 그누나랑 친해져서 놀러가면 카운터에서 한시간씩 수다떨고
손님으로 간 나랑 애인은 무급으로 누나 청소하는거 재떨이 가는거 도와주고
대신 사장님 몰래 정액제 왕창왕창 넣어줘서 공짜로 게임하고
음료수 무한 과자도 무한으로 먹고싶을 때 그냥 갔다먹었습니다
저녁에 그 누나 일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같이 술한잔 하는 자리에서 들은건데
처음에 누나가 저한테 친절했던 이유가
제가 즐겨듣는 노래가 누나랑 취향이 비슷하고 (90년대 팝송)
다른 남자손님들은 피씨방와서 게임보다 자기한테 찝적대기 바빴는데
유독 저만 찝적은커녕 단 요만큼도 내색한번 눈빛한번 안줘서 이상했다고
쟤는 먼데 나한테 눈길한번 안주나 신기하고 오기가 생겨서 친절하게 대해줬다고 하더군요
(그정도로 이쁘긴 이뻣음 전 다른남자손님들의 질투의대상이됨)
하도 찝적대는 남자들이 많아서 어느정도 하고 그만 두려했는데
저랑 친해지고 나서 그런게 좀 줄었다고 그래서 오래 알바하게 된거라고
오히려 저한테 고맙다고 말하더라구여
당연하죠 난 게이니깐...아무리 이쁜 여자도 내앞에서 그냥 돌덩이니깐요
만약 김태희가 제앞에 와도 마찬가지일꺼예여 난 게이니깐
암튼 머그렇습니다
오늘 애인 만나지는 못해도 기분은 좋네여 내일모레 만나서 신나게 놀아야지
모레 애인만나면 같이 사진찍어서 올릴꼐여
애인한테 존나 맞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