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외부에서 볼때는 저게 무슨 깡패집단도 아니고 음식 내놓으라고 행패를 부리나싶기도 할거예요
여기서 기차놀이란? 연고전 끝난 날 기다랗게 허리를 잡고 늘어져서 기차 모양을 만든 뒤 신촌(혹은 안암) 거리를 돌면서
가게 앞에서 '사장님 응원을 열심히 했더니 배가 너무 고파요' 등의 멘트를 치면서 먹을 것을 달라고 합니다.
그러면 가게 주인들이 학생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그런 행사지요.. 안주면 줄때까지 응원을 합니다..
프랜차이즈들은 잘 안주는게 보통이라 항상 주는 집만 매년 학생들의 방문을 받죠..
사실 안에서 돈내고 먹는 손님 입장에서는 굉장히 시끄럽고 불쾌하실 수 있는 행동입니다.
가게 사장님 입장에서도 평소 손님인 학생들이 저렇게 행패를 부리면 음식 혹은 술을 주지 않을수도 없고
주자니 타격이 심하고 그럴겁니다..
나름대로 대한민국에서 지성의 상징이라는 일명 명문 사립대 연대와 고대에서 어떻게 이런 문화가 자리잡게 되었을까요..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막무가내로 행패를 부리는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연대와 고대는 다들 아시다시피 80년대 학생 운동의 중심지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연고전 같은 행사가 있은 후에도 정치적 구호를 외치며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고는 했죠..
이때 주변 상인분들이 학생들 장하다며 배고픈데 좀 먹고 하라며 음식을 건네주시곤 했습니다..
이 문화가 전통이 되어 기차놀이라는 문화가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뭐 아시다시피 음식 내놓으라며 동냥하고 행패부리는 그런 민폐 행사가 되었죠..
이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총학측과 학교측, 그리고 학교 주변 상인 연합회 등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미리 신청을 받거나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학생들에게 음식을 제공하자.. 미리 공지된 가게만 방문하자
여러 시도가 있었고 일부 그렇게 진행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집단성과 익명성을 무기로 그저
응원가를 부르며 행패를 부리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실 연고전때 학교 안에서도 동문회 주체로 공짜로
맥주를 나눠주기도 하고 먹을거리 나눠주기도 합니다.. 가게에서 공짜로 주는 음식이래봐야 얼마나 비싸고
퀄리티 있는 걸 주겠습니까(물론 가게 입장에서는 엄청난 출혈이겠지요 ㅠㅠ)
결국은 문화자체가 잘못 자리잡은거죠.. 저렇게 한참 응원하고 얻어먹고 다니다가
술집 큰 곳 한군데 정해서 단체로 들어가서 술값 결국 엄청나게 씁니다..
음식 주시는 사장님들도 기분좋게 학생들 재롱떠는거 보시면서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학생들도 다들 나쁜의도를 가지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게 즐기는 축제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변 분들에게 폐를 끼치는건 정말 잘못된 행동이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놀이문화인 것이죠..
일년에 단 하루뿐인 기차놀이이고 그 의미도 처음부터 나쁜 것은 아니었던만큼..
좀 더 학교측과 학생들, 상인들이 잘 협의해서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축제의 형식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 안에 부스를 설치해놓고 일정량의 음식을 제공한다거나 하는 형식으로.. 최대한 남들에게 피해가지 않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