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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today_639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늘색담요
추천 : 4
조회수 : 19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0/11/07 16:40:41
더 이상 이렇게 그만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삶이 엉망이다. 외로움에 잠시 껴안을 남자를 찾는것도, 매번 지각해서 택시가 자차인 것마냥 타는 것도, 완벽주의도. 가만히 있는 것이 괴롭기 때문에 답이 없는 곳으로만 자꾸 들어간다. 그저께는 스윙스를 닮은 남자를 만나서 날이 밝을 때까지 그를 껴안고 있었다.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상대와 공유하고 나면 곧 휘발되기 때문에 더욱 더 부질없게만 느껴졌다. 그는 분명 나와 같이 있었는데 같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계속해서 우리 둘이 대화가 잘 통하지 않냐고 물어봤지만 나는 물음표만 던지고 끝나는 대화가 어떤 면에서 통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깊이있는 척을 하려고 하지만 깊이있어 보이고 싶어하는 속물이었다. 나에게 맞추려고 열심히 애쓰는 그가 참 바보같았지만 외로움에 못이겨 그에게 다시 연락을 한 내가 더 바보같았다. 내면이 허할수록 껍데기에서 알맹이를 찾으려고 한다. 끝에는 에너지 고갈과 부질없음만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스윙스와의 톡방을 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삶의 바닥에 널부러진 것들을 주워서 다시 차곡차곡 쌓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언젠간 또 무너지겠지만 계속해서 쌓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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