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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날 옥상에서
게시물ID : sisa_639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저씨
추천 : 13
조회수 : 38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9/01/20 17:12:39
시위를 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1980년 대학 1학년때 아무것도 모르고 선배들을 따라다닐때에는 무식해서 용감했었다
하지만 1987년 대학을 짤리고 군대를 다녀온 후 대학생이 되엇을 때는 두려움이 컷었다.
예비역이 애들 보는앞에서 나서기도 좀 쪽팔리고..
그래서 아무도 날 모르는 인천에서 시위에 참여했다.
너무 열심히 안해도 어차피 아무도 날 모르니까..
그리고 그당시엔 시위하기엔 난 좀 늙엇다고 생각햇다. 왜냐면 난 예비역이엇으니까

회사원이 되었다.
노동조합 부위원장이 되었고 난 시위에 참여는 하지 못햇다. 난 사무직이엇으니까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짤릴까봐 겁이나서 전면에 나서지는 못햇다. 그저 노조사무실에서 대책협의한답시고 지랄숨었던게지..

결혼하고 아이 아빠가 되었다.
국가를 생각하면 항상 아이의 장래와 연관지어지곤 햇다.
촛불집회 같은 점잖한(그런때가 있었다 4년전 쯤이었던가... 참 오래전(?) 일이다) 모임에는 부담없이 참석하곤 햇었다.
하지만 얼마전에 함께 하던 촛불참석자들이 무서운 폭도로 변해서 난동을 피운다고 때려잡는 모습을 보고
분노했지만 나갈수는 없었다. 난 이제 40대 후반이니까... 하지만 사실은 겁이 낫다.
행여 내가 다치면 아이들은 어쩌나.. 가족이 먹고는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시위를 생각하면 나이가 들수록 점점 겁이 더 많이 난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가 있다.
내 가족의 생계가 끊어질 위기에서 아빠는 더 강해져야만 한다.
더 위험하고 더 힘들어도 내가 시위해서 아이들이 굶게 되는것이 아니라
내가 물러서면 가족이 굶게 될것이기에 아빠는 더 강해져야만 한다.
젊은이 만큼 민첩하지도 못하고 동물적 판단이 빠르지도 못하다.
그래도 난 아빠니까..

그 뜨거운 불길속에서..
내가 왜 이래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겠지...
하지만 나 혼자몸이라면 무슨 상관이랴만.. 우리가족 돈없어서 점포하나 얻지 못하고 세들어 하는데
우리가족 어디서 먹고 살라고....
이렇게 버티면 정부에서 협상을 할지도 몰라.. 그러면 티켓 하나라도 건질지도 몰라..
그러면 우리가족 3끼는 먹을 길이 생길지도 몰라..
하면서 제 죽을줄도 모르고 이 추운 겨울날 찬물 맞으며 옥상에서 그리 떨었겠지..
자판이 안보여서 그만 쓰려ㅑ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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