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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없이, 손 쓰지 않고 사정은 가능하다.
게시물ID : phil_63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픽ㅎ
추천 : 11
조회수 : 1447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3/08/07 18:33:09




no_orbit.jpg





머리 좋은 분들은 무슨 얘길 하는지 알 겁니다.

몽정을 생각하면 됩니다.
몽정에서 섹스하는 게 몸을 쓰는 건가요?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몸을 쓰기는 하지만 과연 그게 섹스인지.




사람이 앞을 보고 상을 맺는 건,
사실 외부의 자극이 시신경을 타고 들어와 뇌의 뒷 부분 쪽에서 상으로 열린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문제는 바로 이 부분을 보는 게 뭘 의미하냐는 건데.
꿈을 생각해보면 이상한 결론을 갖게 됩니다.
여기가 인생이라는 것이죠.

왜 이런 결론이 나냐면
꿈이라는 건 내가 겪는 건가요? 아니면 뇌의 어딘가가 나를 옭아매는 건가요?

꿈을 꿨다고 하지만
'꿨다'는 표현이 뭘 말하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꿈을 보았다'라고 해봅시다.
뭘 본 것이죠? 눈을 뜬 것도 아닌데.

단순하게 말하면, 뇌의 어딘가가 활동하는 것이고,
그것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는 게 나을 겁니다. 그 이상으로 표현해봐야 비슷비슷한 표현이 될 거구요.




몽정은 여기서 일어나는 활동 중 하나겠죠.
여기서 섹스를 하고(?) 사정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이냐 라고 물으면, 그저 '현실이냐 아니냐'라는 의식만 추가될 뿐,
뭔가 석연치 않은 의문만 일으킵니다.

섹스를 시네마적으로 묘사하면,
그래서 그저 몸과 몸이 닿고 접촉하는 것일 뿐이라면
몽정 역시 크게 다를 건 없습니다. 남자 생식기가 여자 생식기에 들어가고 빨리는 느낌이 들고, 장작 데우는 느낌이 일어나는 거.
이거 몽정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살바도르 달리는 대낮에도 꿈의 상태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하죠.





사람들이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는 구도는 단순합니다.
1. 현실에서 욕망을 품었지만 이루지 못하면 불만족이 일어나고 환상에서 해소를 한다
2. 그러나 환상은 환상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환상에서 한 게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현실에서는 거부반응을 보여주기도 한다.
예) 어떤 엑소팬들은 엑소들을 쫓아간다. 그러나 엑소는 경악한다. (이 사실을 접한 일반인들은 경악한다.)
그러나 이 엑소팬들은 마음속에서 계속 로맨틱 드라마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딜레마가 생깁니다.
환상에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됩니다. 만약 당신이 박혜련 작가급이라면 환상 자체도 수준급일 겁니다.
그러나 환상에서 한발자국이라도 나오는 순간 당신의 세계가 일그러지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따라서 다시 불만족을 느끼게 되고 또 환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당신은 고민하게 됩니다.
과연 이것을 환상 현실 구도로 봐야되는가?
왜냐하면 어차피 환상에서 해결되는 거라면, 굳이 현실을 볼 필요가 없습니다
'현실'이 그렇지 않잖아! 라고 하는 건, 당신에게 그저 쓸데없는 '의식'을 추가시키는 것 밖에 없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안되는 건 안되는 겁니다. 그게 현실에서 종종 겪게 되는 깨달음이죠. 
바로 이렇게 생각한 것이 추가될 뿐이라는 겁니다. 왜? 방금 생각했으니까. 그 생각이 반영된 것이죠.
의식을 하는 순간, 그 의식이 반영된다는 거, 그것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 '현실이 그렇지 않잖아!'라고 의식하게 되면 그저 그 의식이 추가된 것 밖에 없는 겁니다. (의식에서는)

그런데 내가 현실에서 성공을 이룬다는 건, 어떻게 보면 그저 환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현실이라는 공간속에 굳이 복제시키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기껏해야 '타자의 의지'를 내 환상에서처럼 일어나게 만드는 작업에 해당하는 겁니다. 

그러나 이건 현실조건이라는 것에 가로막혀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외모, 시그널, 같은) 
그럴 때 합리적이라면, 당신은 굳이 현실이라는 곳에서 승부를 봐야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퀼리아는 몽정급으로 해결할 수 있고, 스토리 역시 박혜련급으로 짜낼 수 있다면, 뭐하러 현실을 추앙하죠?
인셉션의 할배들처럼, "이곳이 현실이야"라고 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닌 겁니다. 왜 굳이 안되는 쪽에 '중요성'을 부여해야하나요?
어차피 당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필요합니까? 당신 좋자고 하는 건데? 당신은 그것을 (인정을) 목적으로 삼을 수 있고 중요성을 부여할 수 있다만,
사실 그 '현실'에서의 '성공'이라는 건, 그저 욕망의 투영 아닙니까? 그리고 오기 아니냐는 겁니다. (또는 승부욕)
즉, '이곳에서 성공'하는 것만이 '진짜 성공이지'라고 하면서, 부추기는, 慢의 투영이자, 결실 아니냐는 겁니다.

물론 그럼에도 당신이 현실에서 정말 성공하려면
현실에서 나타나는 패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우위를 점해야 할 겁니다.
외모를, 몸매를, 시그널을 최상으로, 그리고 어렵지 않게 약점도 군데군데 노출하면서,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야 겠죠.
그리고 상대방의 '망념'을 자극할 수도 있어야 되겠구요.










예전에 어떤 알던 남자가 있었는데,
자신은 섹스도 하지 않고 손도 대지 않고 사정을 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몽정을 생각해봐라. 너가 손을 썼다고 할 수 있을까? 너는 섹스를 한 것일까
 뇌는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애초에 '현실이냐 가상'이냐라고 구분한 것부터 의식일 뿐이지.
 만일 이 말이 틀린 게 아니라면, 내 이미지네이션이 현실감과 다를 게 없다면, 
 나는 손대지 않고도, 내 안에 감각들을 일 깨우는 게 가능하며, 나는 단지 내 안에서 감각을 환기하는 것만으로 사정이 가능하다.

내가 삽입을 한다. 그러면 내 성기에 쪼이는 느낌이 들어온다. 내 성기에 문어살이 달라붙은 것 같다. 쪽쪽 빨아들린다.

내 관자놀이가 뜨거워지고, '아우 ... '하는 소리가 나오고, 웃어야 되나 말아야되나 알 수 없는 상태가 되고, 얼굴이 뜨겁고,

상대방을 쳐다보기 힘들고, 상대방도 표정관리가 잘 안되어서, 눈을 떠야하나 말아야하나가 보이게 되고,

서로 약간 어색한 침묵에... 뜨거운 입김에 ... 'ha...ha...' 하는 소리가 얕게 반복된다.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들리고.

허벅지, 발가락에 힘이 들어간다.

 

앞으로 뒤로 왔다갔다 하면서

그 여자의 얼굴이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하는 게 보이고

그 여자가 눈을 감고서 찡긋찡긋 거리고 있고, 숨을 참고 입을 꽉 다무는 게 보인다.

 

이 모든 걸 내 머리속에서 실행하고 있고, 나는 약간의 미동을 시작한다."





처음에 이 얘길 듣고 좀 웃기긴 했는데, 완전 어거지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이미지네이션이 되느냐 하는 건데.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겠죠.
즉 꿈을 꾸지 않아도, 꿈을 꾸는 것 같은 상태를 일으킬 수 있어야 된다는 겁니다.
예술가들은 종종 대낮에 멍해지면서 몰입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죠. 대낮에 백일몽에 빠져버리는 겁니다.

이 때 현실과의 괴리가 있을지도 모르죠. 가령 현실에서 욕망이 좌절되어 환상이 일어날 때, 현실적이지 않은 상상이 일어나니까요
이 때 현실적이지 않다는 건, 내가 거부당한다는 사실이 반영되지 않은 것을 말합니다. '미망'이란 것은, 여러가지를 제거한 상태의 상상이죠.
저는 이것으로 현실을 구분합니다. 그 미묘한 떨림과 어색함, 그게 현실을 느끼게 하는 단서인 셈이죠 (그것말고는 거의 없다는 ..)

그러니까, 위의 저 남자처럼, 섹스를 하는 상상이 어색한 침묵, 뜨거운 입김, 입을 꽉 막는 모습, 
이런 것들을 반영해서 상상을 끌어내고, 촉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면




섹스없이, 손 쓰지 않고, 사정은 가능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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