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
-황순원
꿈, 어젯밤 나의 꿈
이상한 꿈을 꾸었노라
세계를 짓밟아 문지른 후
생명의 꽃을 가득히 심고
그 속에서 마음껏 노래를 불렀노라.
언제고 잊지 못할 이 꿈은
깨져 흩어진 이 내 머릿속에도
굳게 못 박혔도다
다른 모든 것은 세파에 스치어 사려져도
나의 이 동경의 꿈만은 길이 존재하나니
비오는 날
-이형기
오늘
이 나라에 가을이 오나보다.
노을도 갈앉은
저녁 하늘에
눈먼 萬話는 끝났다더라.
한 色 보라로 칠을 하고
길 아닌 千里를
더듬어 가면.....
푸른 꿈도 한나절 비를 맞으며
꽃잎 지거라.
꽃잎 지거라.
산 너머 산 너머서 네가 오듯
오늘
이 나라에 가을이 오나보다
모두 두 작가님이 17세에 등단한 작품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