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의 경기 안산 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서정기(42) 수석연구원은 평일 오후 5시 반만 지나면 바로 사무실을 나선다. 지난해만 해도 아이들이 잠든 시간에 집에 들어가기 일쑤였지만 이제는 일찍 퇴근해 남편과 아버지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최근 LG이노텍에 ‘칼퇴근’ 직원들이 부쩍 많아졌다. 지난 2012년부터 본격 추진하고 있는 ‘출기회(출근이 기다려지는 회사)’ 만들기 프로젝트의 성과다. 이웅범 사장은 “구성원이 행복하고 즐거워야 업무에 몰입하고 회사도 지속적인 성과창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이 조직문화 혁신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일, 퇴근, 주말, 휴가 등 4대 문화다. 일하는 문화를 혁신하자는 ‘이노워크(INNOWORK)’, 업무시간에 몰입해 제 시간에 퇴근하자는 ‘이노이브닝(INNOEVENING)’, 주말에는 제대로 쉬자는 ‘이노위크엔드(INNOWEEKEND)’, 눈치보지 않고 원하는 기간만큼 휴가를 보내자는 ‘이노베케이션(INNOVACATION)’을 내걸었다.
이를 위해 LG이노텍은 ‘몰입’을 강조하고 있다. 불필요한 일을 과감하게 줄이고, 이메일과 문자를 활용해 업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집중근무시간제’도 도입해 업무 몰입 환경을 조성했다.
조직 활성화 프로그램인 ‘에너지 큐브’(사진)도 진행하고 있다. 협동심과 소속감을 갖게 하는 팀 대항 활동이다. 여기에 LG이노텍 구성원들의 휴가사용률은 지난 2012년부터 지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92.3%를 기록했고, 올해는 100%를 바라보고 있다.
LG이노텍의 ‘출기회’ 만들기는 애사심, 자신감뿐만 아니라 경영실적도 끌어올리고 있다. 연간 영업이익이 2012년 773억 원에서 지난해 1362억 원으로 2배 가까이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