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외도로인해 불행했던 가정환경과
그런 어머니의 불륜상대였던 남자의 아내에게서 매일같이 집으로 전화가 와서는
'니 애미 바꿔라. XX년 너도 니 애미 닮아서 커가지고 뭔 지랄을 하고 다닐지 아냐. 그냥 지금 뒤져라'
등의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설을 어릴적부터 들어왔습니다.
그 어린나이에 그 욕이 뭔지도 모르고, 저는 그저 멍하니 듣고 맘에 새겨두고만 있었죠..
그리고 어머니는 특히 제 남동생과 저를 심하게 차별하셨고, 어머니의 사랑은 언제나 남동생의 몫이였습니다.
그런 제 모습이 안쓰러워, 아버지는 그때도 지금도 제가 아무리 말도안되는 억지와 짜증을부려도 대부분 이해해주셨어요.
그래도 어머니의 사랑을 태어나서 한번도 받아본적이 없어서인지,
저는 지금도 TV나 다큐멘터리등등에서 어머니의 얘기로 감동에 젖어있는 주변사람들을보며 그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있습니다.
약간의 애정결핍도 있구요.
그리고 이렇게 결코 행복하다고는 할 수 없는 가정환경속에 자라온 저는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치만 전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괜찮을 줄 알았었고 실제로 중학교1학년때까진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한번 왕따였던 사람은 어쩔 수 없었던걸까요...중학교 2학년때 절정으로 왕따를 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이 무서워진거죠...그래서 자존감이 낮아지게되고, 이때부터 점점 살도찌게되고 몸은 겉잡을 수 없이 뚱뚱해지고..미련해보이게되고..
그래서 결국 중학교 3학년 올라가던해에 자퇴를 해버렸고, 그 시기에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이혼을 하셨습니다.
그동안 어머니가 여러가지로 벌이고 다니신 일이 있어서 집안은 완전히 기울어져있었고,
그나마 어머니가 남긴 빚이라도 더 떠안지 않으려고 하셨던 이혼이었죠.
그때 아버지께서 슈퍼마켓과 터미널 경비일을 하시면서 간신히 마련한 집까지 경매로 처분되었습니다.
당시에 그 집(빌라)가 아파트로 재개발되기로 정해져서 재개발만 되면 저흰 아파트에 들어가 살기만 했으면 됐었는데
경매로 처분되는 바람에 빚은 없어졌지만, 아파트는 날아간거죠.
아직도 오며가며 그 재개발된 아파트를보면 저나 동생이나 아버지나 한숨을 쉽니다.
그리고 그 무렵. 초졸이라는 짧은 가방끈에, 불행한 가정환경등의 문제를 잊기위한 도피처로 저는 '게임'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였던 저는 현실에선 뚱녀에 소심함 가득한 미련퉁이였지만, 게임속에선 여신대접을 받을 수 있었죠.
다들 제가 여자라고하면 돈과 아이템을 가져다줬고, 어려운 일을 서로 하려고 나서는등...
참..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어렸던 제가 한심하네요..ㅎㅎ
뭐... 그렇게 흥청망청 꿈도없이 20대초반까지 게임속 여신놀이를 하면서 대충대충 허송세월을 보내고
온라인게임에서 남자를 만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고나서야 제 여신놀이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정신을 차리게 된 계기가 생겼습니다.
그 얘기까지 쓰면 안그래도 긴 글이 너무 길어져서 생략하겠습니다.
어째튼 지금은 꿈이란게 생겨서 그걸 이루기위해 검정고시를봐서 지금은 고졸자격을 얻었고
한~~~~~~~~~~~~~~참 멀었고, 솔직히 될 것 같다는 생각은 안들지만 꿈을 이루기위한 공부를 하고있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위해 학원을 다니려고 등록하고 한달정도 후에 저를 너무나 잘 이해해주는..그리고 저를 너무 아껴주는 남자친구를 만났구요.
저보다 두살 어리지만 마음은 저보다 훨씬 어른스러운..그런 남자친구고, 결혼 얘기도 진지하게 하고있습니다.
물론 남자친구의 아버지께선 절 반대하고 계시지만, 그래도 저와 남자친구는 반드시 결혼할거라고 믿고있습니다 ^^..
음..남자친구의 가정환경은 그야말로 평범하고, 화목한 제가 겪어보지 못했던 화목한 가정이었습니다.
남자친구 부모님을 처음 정식으로 뵈었을때 보았던 두분의 다정한 모습과..
남자친구 부모님의 결혼기념일날 남자친구의 여동생과 부모님이 당시 자취를하며 멀리있던 남자친구에게 보내준 기념일파티 동영상을보니
정말 너무 화목해보였고...그래서인지 저에겐 없는 점에서 묘한 위화감까지 느껴졌습니다.
그때부터일까요...?
움찔움찔 행복의 기운이 돋아나고있는 이 시기에 제 맘속에 어딘가에 계속 불안감이 샘솟고있습니다.
이렇게 행복하다가 언젠간 와르르 무너지는건 아닐까...하는 노파심이 계속 드는거죠.
남자친구는 계속 아니다. 우린 결혼해서 딸낳고 잘 살거다. 계속 위로를 해 주지만 어째선지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런 뚱뚱한 몸으로 임신은 어떻게 할 것이며, 내가 만약 지금 하는 공부로 꿈을 이루지 못하면 어쩌나..하면서요.
정말 불행과 방황의 연속이었던 제게 행복이란게 올까요...?
아직 꿈도 이루지 못했고, 목표만있지 그저 흘러만 가고있는 제가..행복 할 자격이 있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