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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벌어진 추격전
게시물ID : panic_640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mfjsep
추천 : 17
조회수 : 2510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4/02/13 06:54:28
이 일은 제가 스무살에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느낀 공포는 읽는 분들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공포란에 적겠습니다.
 
 
 
그 당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나서 대학을 가지 않았기에 집에서 놀면 눈치 보이고,
 
민폐라는 생각에 아무 일이든, 알바든 해보자!! 생각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백화점에서 주차요원(파킹X)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내부와 외부에서 근무하는게 있는데, 기억하기로 기분이 몹시 찝찝했습니다.
 
같은 위치에서 야간 근무도 하는터라 피곤이 쌓여서 그런 기분이 드는건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근무 시작한지 대략 20분 정도 흘렀을까....
 
찢어지는 비명과 함께 어떤 남자가 제쪽으로 미친듯이 달려오더군요.
 
옆구리에는 여자가방(핸드백 비슷한..)을 메고 뛰어갔습니다.
 
그때 마침 주차주임이 저에게 "저 ㄱ ㅅ ㄲ 잡아!! " 라고 고래고래 소리쳤습니다.
 
상황으로 보아 날치기라 생각되었기에 미친듯이 쫓아갔습니다.
 
그 당시 제가 신발 사이즈가 맞는걸 신고있지 않아서 거의 다 잡은 상황에서 넘어지는 실수가 있었습니다.
 
한쪽은 벗겨져서 차도에 나뒹굴고 있어서 아직 신겨져있는 한쪽을 벗어서 내던졌죠.
 
"도둑 잡아라!!!! " 미친놈처럼 엄청나게 큰 목소리로 소리질렀습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피하기만 급급하고, 아무리 보아도 운동부출신으로 보이는 성인남성 5명정도도
 
빨리 도망가라는식으로 피해주니 얼마나 답답하던지.....
 
그렇게 400미터 정도의 건물 한바퀴를 돌았을때 멈춰서더니 "쇼부"를 보자고 헛소리를 날립니다.
 
주변에서는 여전히 무신경하게 지나치거나, 궁금한지 멀찍이서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구요.
 
어떤 남자는 저랑 마주보고 있는 상황이였는데, 실실 쪼개는게 정말 소름이...
 
주임이 도착했을때 비로소 상황을 인지했습니다.
 
"이 강간범ㅅㄲ! 대낮부터 강간을 하려고 ㅈㄹ이야?! 넌 경찰서가 아니라 병원부터 실려가자! "
 
주임의 말에 일반 날치기도둑이 아니라, 강간범이라는걸 알게되었지만 떨리진 않았습니다.
 
체구가 매우 왜소해서 어릴때부터 몹시 괴롭힘을 당했지만 당당했기에 오히려 깡으로 버텼었거든요.
 
강간범의 체구는 주임이랑 비슷했고, 매우 덩치가 좋았지만 어떻게든 잡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강간범 - 오해라고 오해, 아니 ㅅㅂ 진짜 왜 나한테 ㅈㄹ이야.
 
주임 - ㅈㄹ하고 자빠졌는데,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고, 여자 반항 못하게 붙잡아놓고 그게 오해라고?
          넌 뒈졌어.
 
나 - 경찰에 바로 신고할테니까 주임님이 붙잡고 있어요.
 
강간범 - ㅅㅂ, 왜 이래? 아니라니까. 우리 쇼부보자고 쇼부. 응?
 
주임 - 쇼부같은 개소리하고 있네. 그래 보자. 너부터 잡아놓고 ㅅㅂㄴ아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경찰에 신고하니 강간범은 미친듯이 도망가려했는데
 
겨우 붙잡아서 근무하는 곳 근처의 편의점에 데려갔습니다.
 
주임은 강간범을 못도망가게 붙잡고있고, 저는 그렇게 안도하며 편의점 의자에 앉았죠.
 
그때서야 제 상태를 알게되었습니다.
 
신발을 벗은 상태에서 아스팔트와 인도에서 뛰었으니 양말은 구멍이났고, 군데군데 찢어져있었으며
 
넘어질때의 충격으로 무릎과 종아리쪽은 긁혀서 피가 흐르고, 팔도 얼얼하고, 피가 조금 나오더군요.
 
핸드폰 만질때는 몰랐는데, 다시보니 손바닥도 작은 돌가루가 박혀있었구요.
 
편의점 아주머니랑 친했던 사이라서 물티슈같은거 가져다 주셔서 다행히 피는 닦아냈습니다.
 
 
경찰이 와서 어떻게 된거냐고하기에 이러쿵 저러쿵 설명을 해주니, 바로 경찰서로 잡혀갔고
 
저는 꼴이 말이 아니라서, 주임만 함께 갔습니다.
 
뭐.....근무지 이탈이였고, 주차장 입구쪽에 차가 꽤 있었으나 제 꼬라지를 보고는 놀라서......하하..
 
갑자기 너무 아파와서 대략적으로 설명해주고는 자리에 주저앉았고, 그렇게 사건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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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제가 살면서 제일 소름 돋는 일이 벌어집니다.
 
1 - 강간범의 핸드백(분명 여성용)은 강간피해자의 것이 아니다.
ㄴ 이는 강간범이 본인것이라고 말했고, 강간피해자의 것도 아니라는 것.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2 - 강간피해자는 큰 충격에 빠져서 그런지 아무런 말도 못함.
ㄴ 피해를 입었으면 그렇다 아니다를 말해줘야하는데 오히려 우리가 가해자가 될지도 모를 상황
    다만 정황상이나 반항흔적(손을 깨물음)이 있었기에 망정이였지....
 
3 - 도움을 주었으나 감사의 인사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ㄴ 감사 인사를 받기 위해 도와준건 당연히 아닙니다. 하지만 매우 큰 도움을 주었음에도 그 누구에게도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 일이 있은 후 3~4개월을 더 했으나...주임이나 저나 감사인사는 듣지 못했습니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충격이 너무 커서 그랬을지 모르겠지만...2번의 경우와 겹치게되면 멘붕입니다.
 
 
위의 일이 있은 후 깨달은건 불의를 보고 참으면 ㄱ ㅅ ㄲ가 되지만 불의를 보고 돕다가는 인생의 패배자로 바뀌기도 한다.
 
인터넷에 보면 어떤 여자가 해를 입는걸 보고 도와주었더니 피해자는 온데간데 없고, 범인과 도움을 준 사람만 있다고 하죠.
 
하물며 범인은 피해자가 되고, 도움을 준 사람은 가해자가 되어버려요.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 불의를 보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건 좋습니다.
 
다만....그 이후는 당연히 매끄럽게 진행되겠지라는 생각을 버리세요.
 
보통 남자가 피해를 입었을때에는 열받아서 어떻게는 경찰서에가서 진술을 해주겠지만
 
여자들은 본인의 수치심때문에 그 자리에서 도망가거나, 진술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제가 겪은 일이며,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쓴 글이기에 100%의 상황을 담은건 아닙니다.
 
다만 제가 느낀 회의감과 실망감은 위에 적은 것들보다 더욱 컸습니다.
 
저 당시.....주변에서 구경만 하거나 운동선수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 막말을 내뱉었었죠.
 
"구경만 할거면 꺼져 ㅅㅂ ㅅㄲ들아. 도와달라고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지르는데 안 도와주더니
 
재미있어보이냐? ㅅㅂ! " 등등......
 
엄청 욕했었죠.....
 
 
구리 GX SXXXX백화점때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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