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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길을 잃은 나는 네가 많이 보고 싶다.
게시물ID : today_641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ㅁㅈ이
추천 : 4
조회수 : 29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21/02/06 00:33:41

 

 

네가 많이 보고 싶다.

 

 

내가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아주 오랫동안 생각했다.

하고 싶은 말은 너무나 많은데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서

빈 노트를 멍하니 보다

쓰지 않고 덮어버렸었다.


지금도 그랬는데

고르고 고르다보니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저 문장 뿐인 것 같다.

주절주절 무수하게 많은 말들이

결국 이야기하고자 하는 말.


요즘 계속 그런 생각한다.

그냥 편안하게 너를 안고 푹 잠들었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게

너만 여기 있다는 사실만 느낄 수 있도록

그렇게 평온하게.


잠을 못 잔지 꽤 된 것 같다.

꿈은 몇 번이고 반복하며 

네가 나왔다 사라지곤 한다.

비몽사몽이지만 일 하면 

정신 없이 시간이 가고

말 많이 해서 목 아프고 피로하지만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어 좋기도 하다.


지금의 내 상태가 뻔뻔하게 

괜찮은 척 하는 것인줄 안다.

그러다 시간이 많아지는 때엔 

그렇게 한꺼번에 무너진다.

내 마음이 어떤지 들여보다 

한참을 슬퍼하고 울다가

모른척 외면하다가 

자꾸 기억하려고만 하다가

언제 잊을 수 있나 물어본다.


그래. 괜찮지 않다. 괜찮을 수 없다.

괜찮을 리 없다. 

이 상태를 어떻게 괜찮다고 말할 수 있나.


괜찮다고 했다. 철저하게 괜찮지 않은데 

철저하게 괜찮다고 했다.

늘 나는 너에게 거짓말 같지 않은 거짓말을 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그래. 괜찮다. 괜찮지 않을 건 또 뭔가. 

괜찮을 수 있다.

이 상태를 괜찮다고 말할 수 있다.


정말 길을 잃어버렸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길.

네가 알려준 미아를 

어떤 이가 잔잔하면서 폭풍같이 터트려

나는 또 맥주 몇 캔에 

너를 이토록 진하게 생각하고 생각한다.


너를 향한 길에 미아가 되어버린 나는

잊어야 하는지 기억해야 하는지 

기억하기만 하다 잊어야 한다는 걸 잃은.


내가 얼마나 너를 생각하고 사랑하는지

너는 감히 상상도 못할 그 마음 속에 나는 길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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