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솜씨가 없으므로 음슴체.
떨리네요.
둘째이모부는 상남자셨음. 이모랑 서로 어릴때 첫사랑인데 이모만 바라보고 있다가 어른되서 결혼. 명절에 식구가 많아서 이방저방에 알아서 널부러져서 자는데 그와중에도 어떻게든 자기 마누라 찾아서 옆에 비집고 들어가서 잤음.
욕도 잘하고 쌈도 잘하는데 자기사람 챙기기는 엄청 챙기는 그런 사람이었음. 아.. 웃기기도 웃겼음. 뻥도 잘치고 장난도 잘 치심.
우리외가는 울엄마가 첫째, 밑으로 줄줄줄줄줄 이모가 있고 마지막에 드디어 아들인 외삼촌이 하나 있음.
엄마가 첫째라 나랑 외삼촌은 몇살 차이 안남.
이모부가 이모랑 결혼 할 당시, 하나밖에 없는 처남에 하나밖에 없는 조카라 외삼촌이랑 날 무척 챙기셨음.
그때 우리집에 일이 있어서 내가 좀 불쌍한 처지였는데 기죽으면 안된다고 더 챙겨주셨음.
군대갔다와서 집에서 놀고 있는 외삼촌을 이모부가 끄집고가서 일을 시키심. 그 뒤로 몇년간 외삼촌은 계속 이모부 밑에서 같이 일을 함.
내가 대학 1학년 2학기가 끝날 때 쯤, 이상하게 이모부 생각이 계속났음. 이모부가 구워주는 특제고기가 있는데 그게 계속 생각이 나는거임.
곧 방학이니까 방학되면 한번 놀러갔다 와야겠다고 생각 함.
곧 방학이 되었고, 이모부한테 놀러가야겠다는 생각도 까먹음. 생각은 났으나 귀찮은 마음에 미룬것도 있었음.
그러다 어느날 꿈을 꿨음.
이모집에서 이모부가 고기구워주고 같이 먹고 뭐 그런...
깨고나서 아 조만간 정말 가봐야겠다라고 생각함.
꿈꾸고 몇일 뒤, 늦은 저녁 집에 전화가 걸려옴. 이모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함.
날벼락도 그런 날벼락이 없어서 엄마랑 부랴부랴 외갓집으로 올라감.
올라가니 이미 병원 영안실로 들어갔고, 어른들이랑 외삼촌이 얘기하는거 들어보니..
사고가 난 그 주 내내 바빠서 야근을 했다고 함.
그러던 중 이모부 지인분이 돌아가셔서 외삼촌이랑 같이 일 마치고 상갓집엘 갔음
술 좋아하던 이모부인데 그날은 거의 안 마셨다고 함.
상갓집에 한참 있다가 새벽에 갑자기 이모부가 벌떡 일어나면서 마누라한테 가야겠다 라고 하면서 나가셨음
깜놀한 외삼촌이 (약간이지만) 술도 먹었는데 어딜가냐면서 차키를 뺐았다 함
그래도 계속 간다고 해서 외삼촌이 지금가봐야 다 잔다 해뜨고 가자라고 설득했으나 막무가내로 간다고 했다함
차 앞바퀴 휠에 숨겨논 스페어키까지 외삼촌이 뺐았음
그러고 진정이 된듯 가만히 있길래 외삼촌은 또 다른사람들한테 인사하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그랬음
근데, 잠깐 한눈 판 사이에 이모부가 없어짐. 도대체 키가 어디서 났는지 차도 없어짐.
대체 왜 그리 가려고 했는지 이유를 알수 없었는데 어른들 말로는 갑자기 자신이 죽을때를 알아차리게 되서 죽기전에 마누라 한번 더 보고 가려고 한게 아니겠냐 했음.
이모는 그날 외갓집에 놀러왔었음. 이모부가 그걸 알고 외갓집으로 차를 몰고 갔는데, 사고가 난거임
사고 난 곳을 가보니, 시골길이긴 하지만 공장이 좀 있어서 1자로 죽 이어진 길이었음. 사고가 날수가 없는 길. 게다가 사고가 났을땐 차도 사람도 아무것도 다니지 않는 시간이었음,
보험회사예상으로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직진도로를 달리다 옆에 있는 가로등을 정면으로 박았다 함.(가로등이 거의 90도로 꺽임) 그리고 차가 튕겨나가서 논(겨울이었으니 그냥 땅)으로 들어갔음.
차 안엔 사람 몸안에 이렇게나 많이 들어있나 할정도로 엄청난 핏자국들이 있었음.
사고가 나고 이모부가 신고를 한건지(이부분은 나도 가물가물) 여튼 앰뷸런스가 옴
근데 119가 아니라 129인가 그 119무전도청해서 오는 애들. 여튼 사짜 앰블런스가 온거임
이새키가 피를 그만큼 흘린걸 봤으면 일단 큰 병원엘 가야하는데 지들 계약된 쪼끄만 병원엘 간거임.
손도 못대고 큰병원으로 돌려보냄. 이렇게 몇시간을 허비 함.
결국 돌고 돌아 큰 대학병원에 갔는데 이미 익스파이어. 의사가 일찍오기만 했다면 살수는 있었을 거라고 했음.
얘기 듣고나니 그새키때문에 이모부가 돌아가신거 같아서 너무 빡침. 실은 그래서 아직도 운전할때 119말고 다른 앰뷸런스는 길 안 텨줌. 걔내들이 안가도 119가 갈꺼니. 물논 119는 칼같이 비켜줍니다.
장례 다 치르고 무덤에 안장까지 하고 외갓집에서 식구들끼리 저녁먹으며 얘기를 하던 중, 내가 몇일 전 꿈에 이모부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했음.
근데, 외삼촌에게도 나왔다고 함. 외삼촌에게는 그저 니가 잘해야한다 니가 잘해야한다 그말만 했다 함.
나와 외삼촌 꿈에만 나오고 다른사람 꿈에는 안나왔음.
이모부가 나랑 외삼촌을 챙기다 보니 그랬나 싶었음. 짠해짐.
이모부가 돌아가시고 얼마 뒤, 새해고 해서 외할머니가 토정비결같은걸 보러 감.
간김에 혹시나 이거 우리 사윈데 하면서 이모부 사주를 넣어봤음.
점쟁이(무당? 역술인?? 암튼...)가 점을 치면서 계속 허- 이상하다, 이상하다를 연발했다 함.
그러다 "이 사람 살아있어요?" 라고 물어봤다함
할머니가 그럼 살아있지 죽은사람 점을 왜보냐 하고 말했더니, 점쟁이 하는 말.
"내가 보기에 이사람은 분명 죽은 사람인데, 살아있다고 하니까 얘기한다. 이사람이 만약에 살아있다면 2월(이모부는 1월에 돌아가심. 점본 날도 1월)안에 반드시 죽는다." 했다 함. 대놓고 언제 죽는다는걸 말해주는건 본적이 없는데...
엄마한테 저 얘기 듣고 솔직히 좀 놀랬음
더 놀라운건 그 뒤에.
이모부 49제였음.
시골에 용하다는 무당불러놓고 제를 지내는데, 굿을 했다 함.
난 학교땜에 못가고 엄마만 참석.
무당이 작두타고나서(레알 탔다 함. 신기.) 마지막 가는거니까 인사라도 한마디씩 해라고 하고나선 갑자기 목소리가 바꿨다 함.
정말 살아있을때 이모부 목소리와 말투, 욕하는거까지 똑같이 말했다고 함.(무당은 여자)
외할머니한테 어무이 먼저가서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하고 이모한테는 먼저가서 미안하다 다른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아라 라고하고, 외삼촌한테는 꿈에서와 똑같이 ㅇㅇ이 니가 잘해야한다.라고 했다 함.
울 엄마 차례가 됐는데 대뜸, "형수예, ㅇㅇ이(나)는 안왔습니까" 라고 물어봐서 엄마가 매우 놀랐음.
무당은 외삼촌이름은 물론이고 내이름을 알턱이 없으니까.
그렇게 인사 다 하고 이제 진짜 간다 하고 무당이 쓰러짐.
다시 목소리가 돌아온 무당이 마무리하고 49제 끝.
엄마가 갔다와서 해주는 얘기 들으면서 섬뜩하고 신기한데 이모부가 너무 생각나고 보고싶었음. 왜 그때 안갔는지 후회도 하고.
그 뒤로 무슨 일 있어도 이모부가 지켜줄꺼라는 생각에 뭔가 든든한 느낌이 있었음.
이모부 다 알고 있겠지만 ㄷㅎ가 커서 벌써 대학을 갔어요. ㄷㅂ이도 잘커서 잘지내니 걱정말고 편히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