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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에 있는 '그녀가 술을 마신다는 것이...' 글 읽고..
게시물ID : humorbest_6415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2Zra
추천 : 104
조회수 : 9097회
댓글수 : 4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3/07 12:23:28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3/07 02:43:13

댓글에 이상한 콜로세움이 열리네요

몇 개 읽다가 그만뒀어요...


예전엔 네이트뉴스나 판을 좀 많이 봤었는데

여성이 만취해 성폭행당했다고하면

왜 몸 간수 못하냐, 지가 조절 못하고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냐, 이런 댓글이 베스트먹던데...


술 만취한다는게 어떻게 이뤄지는건지 모르는 분들이 있는거같네요...


그 편하다는 음슴체로

내 얘기 하나 할게요

속썩여두기 너무 답답하기도했고.....

댓글몇개보고 홧김에 올리는거라 금방 삭제할지도..


제가

옛날에... 남친한테 차이고나서 배신감은 크고 엄청 우울했는데

평소에 친했던 사회 나가있는 선배가 자기도 오늘 상사한테 까여서 우울하다고

술 사준다고, 같이 상사랑 전남친 뒷담이나 까자그러더라구요

그래서 갔음ㅇㅇ

서로 속시원하게 뒷담화하고, 속시원한 눈물도 좀 보이고..


근데 이선배가 술을 진짜 잘 마심

난 평소에 mt가서도 그렇고, 술을 잘 안먹는 편이라 내 주량도 전혀 몰랐고

그냥 서럽기도하고, 술자리 분위기 즐겁기도하고.. 대화나누면서 선배 마시는 속도에 따라 마셨음.

어지럽거나 메스껍다거나 그런 느낌 하나도 없었음

취하지도 않고 심지어 알딸딸하지도 않았음


그리고 눈을 깜빡... 감았다가 떠보니


내가 화장실 바닥에 구토를 해놓은거임 ㅡㅡ;

기억이 전혀 안남.

분명 난 멀쩡했는데 눈 한 번 깜빡이니 이렇게 되어있는거임..

너무 어지러워서 뭘 안짚고 있으면 서있기도 힘들었음

내가 그 날 입고 간 바지가 친구한테 빌린 옷이라, 내가 주저앉으면 행여나 그 옷에 토사물 묻을까봐 그 어지러운 정신에도 세면대 짚고 꼿꼿이 서 있었음


그리고 또 눈 깜빡임.


모텔이었음...


ㅡㅡ;

처음엔 어딘지 몰랐음.

그냥 이불이나 물건들 훑어보니 00모텔 이런거 써져있길래 모텔인거 알았음

내 생에 처음 간 모텔임ㅡㅡ

이딴일로...


근데 난 침대에서 자고있는데

그놈은 바닥에서 자길래

착한사람이구나 싶었고

얼마뒤에 사귀게 됨

난 술 마셨던 그 때 기억이라곤, 그냥 같이 안주 집어먹고 속시원하게 얘기하고

그리고 내가 화장실에서 토하고 그놈이 등 두드려주고

그것뿐이었음

 

근데 솔직히 내가.. 진짜 나쁜 행동 했던게...

전남친한테 '난 니없이도 살수있다' 느끼게해주고싶기도했고.. 고백받으니까 홧김에 그냥 사귀자고함... ㅜ 이건 정말 내잘못..... 홧김에 할 일이 따로있지....

좋은 사람이니 사귀다보면 진심으로 좋아지겠지...생각했음

 

그리고 이놈 대인관계 진짜 엄청나게 좁은 것도 그렇고(친구 두세명이 끝임)

성격도 안맞고(정신연령이 성교육못받은 중딩임)

집착은 너무 심하고,

거기다가 소라넷인가 그 사이트까지 활동했음ㅡㅡㅡㅡㅡㅡㅡㅡ 아ㅡㅡ

내가 그 사이트보고 충격받아서 며칠간 연락안함


내 주변에 남자인 친구들이랑(초딩때부터 친한애들임) 그리고 친한 여자애들한테까지도 연락하지말라고 엄청 화냈음

이새끼때문에 핸드폰 번호도 바꿈. 전화번호부 다 날아감

난 이놈이 화내는게 세상에서 제일 무서웠음

하자는대로 다함


시간지나니까 무서운게 아니라 열받더라

서로 정말 엄청나게 싸웠음

진짜 진절머리나고, 좋아하지않는 걸 넘어 너무 싫어졌음

싫은채로 7,8개월은 더 만남

계속 얘기하다보면 서로 안맞는거 고쳐지겠지... 다시 좋아지겠지.. 하는 맘으로.


그리고 싸우던 도중에

뭐가 계기가 됐는진 몰라도

술마셨던 그 날의 모든게 기억남...


내가 화장실에서 변기에 엎드려 토하고, 그놈은 내 등 두드려주고

바닥에 또 토하고

입 좀 헹구려고 세면대 짚고 서있다가

세면대에까지 또 토 조금 했었고

그리고 뒤에서 그 놈이 옷 안에 손 넣어서 가슴만졌음

그 때 너무 어지러워서 말도 제대로 못함

세면대 짚고있는게 내 체력의 한계였음

'하지...마....... 하..지.....마...' 라면서 옹알이함

근데도 그놈은

응?뭐라고?하지말라고? 에이 내가 너 좋아서그러는거야 이런말이나함ㅡㅡ

온 힘 쥐어짜서 하지말라고!! 소리쳐도

오히려 이놈은 내 바지 지퍼 열고 속옷 안에 손 넣더라

그 감촉이 아직도 기억난다ㅡㅡ

그리고 기억 잘 안나고


모텔 계단 올라가던거 기억남... 어지러워서 바닥만 보고 걸었던거. 거기가 어디든 안넘어지려고 걷는데에만 온 신경을 집중함ㅡㅡ


그리고 나중엔 모텔에서 했던것까지 기억이 나드라.... 띄엄띄엄..


참....


내가 이런놈이랑 일년을 넘게 사귀다니... 하

내 인생의 제일 큰 실수

헤어지고난 뒤에 연락이라도 오면 소름돋고 무섭고 그랬음


헤어지고나서 가끔 샤워하려고 거울볼때

내 몸이 엄청 더럽게 느껴짐...

피부 다 상하도록 타월로 빡빡 문지르고


에휴 내가 여기와서 웬 속풀이냐


새벽이라 중이병 도졌나보네요

글 길어져서 죄송해요.

읽는 사람이 있을까모르겠지만-_-;


어쨋든

남자도 나쁜사람많고

여자도 꽃뱀이나 무개념아줌마들처럼 나쁜사람들 많아요. 그냥 성별 직업 나이 불문하고 나쁜사람은 어디에나 있는거니까

그냥...

여자가 성폭행당했다는 뉴스나 글 올라오면

앞뒤안가리고 밑도끝도없이

여자탓좀 하지마세요...

그러길래 왜 밤늦게 다니냐, 왜 짧은 치마를 입냐.

그 여자분이 보면 억장 무너지겠어요


그리고 원문 글이랑은 상관없는 남녀 콜로세움도 그만열었으면좋겠습니다

서로 사랑하라고 남녀로 태어났는데 이렇게 싸우고있는거 보면 지구도 억장 무너지겠음



에휴 저놈이랑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 기억나고나서 계속 죄책감속에서 살았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위로받으려고 성폭행 성추행 관련된 네이트뉴스 댓글보면

다...

간수 잘하지 그랬냐, 술먹고잘하는짓이다... 라는 댓글밖에 없어서...

예전에 스키니진처럼 잘 안벗겨지는 바지 입은 여자가, 옷벗으라며 칼들고 위협하는 강간범앞에서 자기 손으로 직접 바지 내렸는데 그 분도 욕먹더라구요. 왜 끝까지 저항하지않았냐면서 


ㅎㅎ 얘기가 산으로 가는데다가 길기도 기네요ㅋㅋ;

베오베 글이랑 상관도 없는거같고-_-; 지금 시간대도 그렇고 좋은글도 아니니 묻힐거같지만 한 번 써봐요

그냥.. 콜로세움같은거 그만 열었으면 좋겠어요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해보려고하는 세상이 되었으면좋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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