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을때라 음슴체.
갓 20살, 패기넘치는 대학생이 되고
통학이 지쳐 자취를 시작했는데 너무 가난한 대학생인지라
3일동안 컵라면 하나로 버틴 날이 있었음.
누구한테 밥얻어먹는거, 돈빌리는건 또 자존심 상한다고 생각해서 그러지도 않았음.
강의 마치고 자취방으로 돌아오는데 2층에 누가 중국음식을 시켜먹고 내놨음.
내가 왜 그랬는지 몰라도 거기 쭈구려앉아서
"아...ㅁㅊ부르주아새키들...탕수육 반이나 남았는데...이걸 남기네...
깨끗해보이는데...가져가서 먹을까..."
5분동안 고민함.
그리고 덮어놓은 신문지를 들쳐봤더니...
탕수육 옆에 담배꽁초가 있었음....
자취방에 올라와서 책상과 침대를 뒤집어엎으며 엉엉 울었음.
서러웠음.
거지새키도 아니고 내가 방금 무슨짓을 한건가.
지켜왔던 자존심이 파쇄기에 넣은 종이모양이 되어버렸음.
엉엉엉엉 울다가 배가고픔.
근데 집에 쌀도, 밥도, 뭣도 없음.
계란2개랑, 카레하고 남은 당근이랑 감자 조금뿐이였음.
당근이랑 감자 잘게 다져서 소금후주 뿌려 볶고 계란은 후라이 해먹음.
오유 요리게 보면서 먹음.
치킨사진보며 감자볶음 한입, 초밥사진보며 후라이 한입.
근데 또 서러워짐.
엉엉엉엉엉엉
그날 먹었던 후라이와 볶음맛은 정말 잊을수가 없음.
그나마 버틸수 있던게 오유 요리게 보면서 자기최면을 걸었기 때문이였다고 생각함ㅇㅇ
그래서 난 그때부터 오유 요리게가 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음.
근데 난 보농님이나 꿀키님처럼 뛰어난 요리솜씨도 없고
사진을 잘 찍고 편집하는 실력도 없고 가진게 음슴.
'그래, 주댕이는 살아있다는 소리 자주 듣잖아.
주댕이 대신 손가락을 놀리면 되는거야!!'
그래서 그때부터 마음먹은걸 이제야 시작하게 됨.
원래는 자취생들도 만들기 쉬울만한걸 만들고 찍고 올리려고 했으나
카메라는 베레기가 전부요, 사진도 블링블링하게 못꾸미고
그거 고민하다가
"오유 여러분은 알까...마늘은 생으로 먹으면 속이 쓰리다는걸..."
이 생각을 하다가
음식에 관련된 재밌는 사실들
이라는 뻘글을 지껄여봄.
근데 오유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심.
그래서 난 더 힘을 얻고 열심히 글을 쓰게되었음.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오빠,게이야?" 라고 말해줬던 알바동생이
"오빠, 왜 글싸?" 라고 말해줘서 쓰는거임.
ㄱㅎㅈ 가다가 똥이나 밟아라 ㅗㅗ
데헷.
잠시 다른얘기를 하자면
요리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는 갖고있으면 정말 좋음.
혹시라도 남친이나 여친이 생겨서...아 물론 없겠지만 혹시라도...
파스타를 먹으러 갔는데 상대가 뭔가 매콤한게 먹고싶다고 할수있죠.
그럴때 아라비아타 펜네를 딱 시켜줍니다.
식사를 하면서
"이 파스타는 80년대 이태리에서 가장 대중적인 파스타였어.
이 파스타가 펜네라는 이름인건 펜촉 모양을 닮아서 그렇다고 하더라
면에 줄무늬보이지? 소스를 잘 흡수하기 위해 있는거야ㅋ"
라고 대화를 하면 식사는 한결 더 부드러워지고 즐거워지죠.
아 물론 ASKY
여친이 되었건 가족이 되었건 이제 남자도 요리할줄 알아야 하고
제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요리하는 남자는 정말 섹시한거같아."
이 말을 한 친구는 남자였지만요ㅋ
에고 사설이 길었어여.
여튼 저는 요게의 부흥을 위해 자주는 아니더라도 주1회는 꼭 글을 쓸꺼에여.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리고여.
정말 죄송스런 말씀이지만 친목은 하지 않습니다...이해 부탁드려요 굽신굽신
오늘은 정말 아무도 안궁금할만한거 썼네요. 죄송해여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