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 지친건지 약기운에 취한건지
잠이 든 딸을 뒤로 하고 글을 올려봅니다.
50대를 앞으로 하는 주부지만, 딸 휴대폰 구경하다가 어떤 어플에서 우연히 이 사이트를 보게 된 후, 시간이 나면 종종 컴퓨터로 조용히 눈팅하고 갑니다...
오늘은 조심스레 제 첫 글이자, 고민글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 . .
글 솜씨가 좋지 않아도 이해 바랍니다..
딸이 11살이였을 때, 딸애 아빠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 사업 으로 인한 빚과 스트레스, 인간 관계가 겹쳐.. .그만 자살을 하고 말았습니다.
먼저 간 남편이 야속하기 그지없어,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지만 곧, 영문을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저보다 더 구슬같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하나밖에 없는 딸 덕분에, 곧 정신을 차렸습니다..
친척분들에게 도움을 구해보려 해도 , 되지 않았고 제가 약간 몸이 불편해 다리를 절어서 일자리가 쉽게 구해지지 않아 무척 힘든 때도 있었고, 안좋은 선택을 하려 한적도 있었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서...그래도, 내 딸은 나처럼 살게 하지 않고 남들처럼 연애도, 남들처럼 친구들과도 사귀어 보고, 남들처럼 행복하게 해주게 하고 싶어서... 별 볼것 없는 몸뚱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좋은 인연으로 인해, 일자리를 구하고, 오전 7시부터 밤 9시까지의 고된 일이지만 집에 돌아오면 늘 절 보고 환하게 웃으며, 이것저것 얘기를 하는 딸로 인해서 하루하루가 지치지 않았습니다.
작은 방이지만 딸과 함께 이불 위에 누워 도란도란 얘기를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기도 합니다.
형편이 어려워, 남들 다 다니는 학원 보내주지 못하지만, 그리고 남들 다 해주는 것들도 못해주는 못난 엄마지만.... 그래도 딸 아이는 행복하다고 버릇처럼 말했고, 그럼 저 역시도 행복했습니다
근데...
우리 아이가 왕따 가해자랍니다
제 앞에선 늘 환하게 웃고, 가끔은 뭐 사달라 투정도 부리지만 착하고 붙임성 좋은 제 딸이 왕따 가해자랍니다...
그리고, 살인자랍니다.....자기말로는, 내가 살인자라고 합니다....
딸이 미워 죽겠습니다....그래도 내가 부족한게 많지만, 못해준게 많아서 미안하지만..... 나를 보고 웃어주고 내 기분을 좋게 해주는 딸이 남에게도 잘할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 전화 상으로만 연락하지 못했던 학교에 불려 간 후, 몇명의 아이들 속에 내 딸도 고개를 못들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억장이 무너지는것같았습습니다..
그 아이는, 내 딸과 같은 꽃다운 19살. 사진으로 보니, 웃는 모습이 참 귀여운 아이였습니다...그 아이도, 꿈이 있겠고, 대학가면 뭘 하고싶다 하는 소망도 있었겠죠.....그 아이가, 계단을 하나 하나씩 올라가면서, 그 아이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딸은 그저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제게 말합니다.........저는........딸이 미우면서도 제 자신이 하염없이 증오스럽습니다.....내가 딸을 이렇게 만든 것인지??....
울며 불며 나중에 간다고 뗴를 쓰는 딸을 붙잡고 피해자 학생의 집에 들렀습니다....숨이 막힙니다......처음 갔을땐 ,무릎 꿇은제게 차가운 물을 뿌리시더라구ㅡ요.....차가운 느낌보다는, 그 슬픔이 너무 절절해 죄송하다는 말밖에 안나왔습니다....
아이는 냅두고.제딸을 용서해달라 하기 위해 간것이 아니라, 그저 딸 키우는같은 어머니의 심정으로 갔을땐..
문을 열어주셔서, 이것저것 얘기를 하다.. 피해자 학생의 사진을 여럿 보여주시고, 딸 애에 대해서 이것저것 말씀을 하시는데 그저 눈물이 났습니다...죄송해서.....죄송해서................
나오다가 얼핏 피해자학생의 오빠분이 조용히 주먹을 꽉 쥐고 절 쳐다보고 있었던걸 보았을땐,
그저 절 죽여달라고 하고 싶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미안하고 또 죄송합니다..............
그리고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제 딸이 밉습니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자살을 두번이나 겪은
자신은 살인자라며 우는 딸 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정말 힘듭니다...........